슈가보이, 집중력·면역력 저하 악순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일 05시 45분


■ 유아기 설탕중독의 위험성

최근 요리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백종원 씨의 별명은 ‘슈가보이’다. 요리할 때 설탕을 많이 넣어서 생긴 별명이다. 그러나 과다한 설탕은 내 몸엔 독이 된다. 특히 유아기 때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어른이 돼서 만성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 피로회복에 좋고 성인병도 일으키는 설탕의 두 얼굴


사탕수수 등 천연원료로 만들어지는 설탕은 빠른 시간 안에 에너지원으로 변환돼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사용된다. 특히 뇌의 활동은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뇌가 혹사되고 피로할 때는 자연스럽게 단맛을 찾게 된다.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내 내분비계가 교란되고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킨다.

설탕의 과도한 섭취는 면역력도 저하시킨다. 체내에 남은 잔여물이 포식세포 수치를 낮춰 몸을 산성화하기 때문이다. 설탕의 당분은 즉각적으로 혈당을 높이는데, 갑자기 혈당이 높아지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을 급속도로 떨어뜨린다. 갑상선 이상, 부신고갈로 인한 만성피로, 저혈당 등을 부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설탕이 주는 강렬하고 달콤한 자극이 계속된 설탕 섭취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 설탕 과다섭취 땐 집중력 학습능력 약화


국제보건기구가 규정한 일일 권장 당분 섭취량은 50g으로 각설탕 15개가량의 분량이다. 우리 국민은 국제기준을 웃도는 60g을 섭취하고 있다. 어린이는 70g을 섭취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당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어린이는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약화되고 과잉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치아나 비만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체내 칼슘이 배출돼 성장기 근육 및 뼈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성인에게 발생하는 면역력 감소의 문제는 어린이에게도 나타난다. 면역력이 감소되면 염증에 대한 대응력이 약해지는데, 이로 인해 각종 잔병치레가 잦아질 수 있다.

어릴 때 설탕의 단맛에 길들여진 입맛은 대체로 교정이 어렵다. 각종 건강상의 문제를 끌어안은 채 어른이 되는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설탕 원료의 조미료나 식품보다는 단맛을 내는 과일이나 채소로 만든 식품 위주로 섭취해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백혜리 과장은 “유아기는 미각이 발달하는 시기인데 이때 강한 단맛에 길들여지면 평생 설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설탕에 중독된 어린이가 자라면 만성질환 어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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