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 전 감독, 대구구장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시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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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이만수 전 프로야구 SK 감독(57)이 오랜만에 포수 미트를 낀다.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 전 감독은 2일 대구에서 열리는 kt와 삼성 경기의 시포자로 나선다. 이날 경기는 내년부터 신축구장으로 옮기는 삼성이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치르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다.

프로 원년멤버인 이 전 감독은 선수생활 16년간 1449경기를 치렀고, 그 중 절반은 대구구장에서 뛰었다. 그만큼 대구구장에는 그가 흘린 땀이 짙게 베어있다. 1986년 9월 2일 이 전 감독은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빙그레와의 경기에서 1회말 장외홈런을 날리며 프로야구 최초 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했다. 최초 200호 홈런 역시 대구구장에서 터졌다. 하지만 정작 그는 선수시절 밟았던 대구구장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워낙 많은 게임을 뛰기도 했지만 준우승을 여러 번 해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가 뛴 시절 삼성은 우승은 딱 한번(1985년)만하고 준우승만 6번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 전 감독은 “10년 동안 미국생활 하다가 2007년 SK에서 처음 대구 ‘홈경기’를 했을 때”이라고 답했다. SK 코치 시절이었으니 당연히 ‘방문’경기라고 해야 했다. 하지만 말실수를 할 만큼 대구구장은 그에게 늘 ‘홈’ 같은 존재였다. 그는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팬들이 야구장 가득 장미꽃을 던져줬던 기억을 잊지 못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서는 선수로, SK는 지도자로 몸담은 이만수. 그는 “삼성은 추억이었다면 SK는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두 팀이 만나면 어느 팀을 응원할까. 그는 “아무래도 얼마 전까지 몸담았던 SK에 더 눈길이 간다. SK가 와일드카드전에 꼭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잘 나갔던 선수 때보다 힘들었던 감독 시절에 더 애착이 가는 모양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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