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티니 스캔들’ 요동치는 FIFA회장 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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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블라터에게 28억여원 받아… 자금 성격 조사한 스위스 검찰
“플라티니, 참고인과 피의자 사이”

“미스터 플라티니는 참고인(witness)과 피의자(accused person) 사이에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유력해 보이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이 범죄 행위를 의심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스위스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플라티니가 FIFA 부패 스캔들에 점점 엮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카엘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플라티니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플라티니는 참고인과 피의자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라우버 검찰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나는 정보 제공 차원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범죄 혐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플라티니 회장의 해명 이후 나온 것이다. 플라티니 회장의 신분이 언제든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플라티니 회장은 지난달 25일 스위스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79)이 2011년 플라티니 회장에게 160만 파운드(약 28억7000만 원)를 건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자금의 전달 시기와 성격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FIFA 회장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에 돈이 전달됐다. 당시 선거에서 블라터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이 돈에 대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FIFA 기술고문으로 일한 대가다. 당시 FIFA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고문료를 (9년이 지나) 뒤늦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FIFA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플라티니 회장이 기술고문을 맡았던 1999∼2002년에는 8400만 파운드(약 1505억 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필요에 따라 스위스 니옹에 있는 UEFA 본부를 수색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 BBC를 포함해 플라티니 회장의 범죄 혐의 가능성을 언급한 보도들이 나오자 영국의 베팅업체 ‘래드브록스’는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0)의 당선 가능성을 25%에서 64%로 상향 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플라티니는 이제 유력 후보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플라티니#블라터#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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