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인들 체감 경기 “금융위기 수준 고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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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전국 商議 회장단 60명 설문
“내수불황과 만성적 저성장 심각”
절반 “5년 지나야 경기 좋아질것”… 해법은 “大-中企 협력, 노동개혁”

전국 약 15만 상공인의 대표들은 현재 사업을 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의 만성적 저성장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이들은 현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과 ‘고용 유연성을 중심으로 한 노동개혁’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동아일보가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 중 60명으로부터 답변을 얻은 결과다. 상의가 전국에 퍼져 있고 회원이 중소 상공인 중심으로 15만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설문 결과는 서울과 지방의 체감경기를 고루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상의 회장들이 체감하는 ‘고통지수’(5는 보통, 10은 극도의 고통)는 평균 6.6이었다. 설문 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고통지수를 7로 예시했음을 감안하면 상의 회장들은 그때와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해 절반이 넘는 32명(53.3%)이 ‘5년 이상 장시간이 흘러야 좋아질 것 같다’고 답했다.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불황에 빠질 것 같다’는 응답도 11명(18.3%)이 했다. 10명 중 7명은 장기불황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중소 상공인들이 어려움에 빠진 이유는 뭘까. 상의 회장들 중 24.2%는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은 원인으로 ‘내수 불황’을 꼽았고, 14.2%는 ‘한국 경제의 만성적 저성장’을 선택했다. 2010년 이후 한국 경제가 2%대의 저성장에 접어든 게 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21.7%)과 ‘고용 유연성을 중심으로 한 노동개혁’(16.7%)이었다. 이어 ‘원가 절감, 신제품 개발 등 기업 스스로의 노력’(15.0%), ‘정부의 규제 타파’(10.0%), ‘정부의 맞춤형 지원’(9.2%) 등의 순이었다.

서울상의 대표이자 대한상의 회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에 대해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일부 안 되는 것만 막는 ‘네거티브 규제’를 해 달라”고 건의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상공인#금융위기#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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