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현대車 한전터 사옥 115층→105층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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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개발案 수정 제출
공연장 확대 등 공공성 강화… 市도 국제복합지구 사업 박차
강남구 ‘변전소 이전 불허’ 걸림돌… 현대차측 “市-區갈등 해결 기대”

현대차그룹이 옛 한국전력 터(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짓는 초고층 빌딩의 높이가 당초 계획했던 115층 571m에서 105층 526m로 낮아진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현대차가 지난달 24일 서울시에 수정 제출한 개발계획안을 바탕으로 앞으로 협상의 중추적 역할을 할 ‘협상조정협의회’를 이달 2일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차가 내놓은 수정안에 따르면 그룹 통합사옥으로 사용될 ‘글로벌타워’가 당초 115층에서 105층으로 낮아졌다. 호텔·업무용 빌딩도 62층에서 51층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또 한 건물에 있던 업무·숙박, 전시·컨벤션, 공연장·판매시설 등이 총 3개동으로 분리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건물 각 층의 넓이를 165m²(약 50평) 정도 늘린 결과 115층 높이를 꼭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공연장을 분리해 넓히고 건물마다 시민 접근성도 높여 공공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현대차와의 협상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2017년 초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한전에 터 인수대금 10조5500억 원을 완납하는 등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한전 터가 포함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도 서두르기로 했다. 최근 지속된 강남구와의 갈등으로 서울 동남권 재개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옛 한전 별관 건물 지하에 있는 3924m² 규모의 변전소 이전 문제가 걸림돌이다. 삼성동 일대 6035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이 변전소를 옮겨야 GBC 글로벌타워 신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전 및 증축 허가권을 쥔 강남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약 1조7030억 원의 현대차 공공기여금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기여금은 개발 과정에서 용적률 등 규제 완화 혜택을 본 사업자가 지역사회 발전 명목으로 내는 돈이다. 이희현 강남구 도시선진화담당관은 “서울시가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개발 등 강남구 현안에 우선 사용한다고만 약속하면 (변전소 이전을) 허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사전협상 등 GBC 개발 절차를 최대한 서두르고 변전소 이전을 별도 공사가 아닌 ‘본공사’에 포함해 추진하기로 했다.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연면적 10만 m² 이상의 대규모 공사에 포함되면 서울시장 직권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변전소를 신축하고 시험가동까지 최소 1년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2017년 초 착공, 2021년 완공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변전소 이전을 미루고 주변부 공사를 먼저 진행하면 완공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 강남구) 양 측의 갈등이 잘 해결돼 착공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현대차#한전터#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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