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티니는 참고인-피의자 사이”…FIFA 회장 선거 변화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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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플라티니는 참고인(witness)과 피의자(accused person) 사이에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 판도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유력해 보이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이 범죄 행위를 의심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9일(현지 시간) 스위스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플라티니가 FIFA 부패 스캔들에 점점 엮여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카엘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플라티니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플라티니는 참고인과 피의자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라우버 검찰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나는 정보 제공 차원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범죄 혐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플라티니 회장의 해명 이후 나온 것이다. 플라티니 회장의 신분이 언제든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플라티니 회장은 25일 스위스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79)이 2011년 플라티니 회장에게 200만 달러(약 23억7000만 원)를 건네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자금의 성격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플라티니 회장은 이 돈에 대해 “1999년 1월부터 2002년 6월까지 FIFA 기술고문으로 일한 대가다. 당시 FIFA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고문료를 (9년이 지나) 뒤늦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FIFA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티니 회장이 기술고문을 맡았던 1999~2002년에는 8300만 달러(약 984억 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필요에 따라 스위스 니옹에 있는 UEFA 본부를 수색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밝혔다.

한편 이날 BBC를 포함해 플라티니 회장의 범죄 혐의 가능성을 언급한 외신 보도들이 나오자 영국의 베팅업체 ‘라드브록스’는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0)의 당선 가능성을 25%에서 64%로 상향 조정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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