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린 한가위… 백화점 함박웃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가을 세일 당기고 대체휴일 겹쳐… 매출 2014년보다 최고 25% 늘어나
1일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대형마트 3社도 할인전 가세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은 개점 직후부터 가족 단위 쇼핑객으로 붐볐다. 남편,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추민정 씨(36·직장인)는 “대체휴무일도 즐기고 명절 스트레스도 풀 겸 가족과 함께 찾았다”며 “마침 세일도 한다니 필요했던 것들을 사려 한다”고 말했다.

할인매장이나 사은행사장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의류매대의 한 직원은 “복도에 임시로 마련된 작은 매장인데도 세일이 시작된 25일부터 하루에 1000명 정도 찾은 것 같다”며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으로 고전하던 유통업체들이 추석연휴 기간 최대 20%가 넘는 매출 상승으로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명절 효과에 대체공휴일, 내수 진작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그랜드 세일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통상 10월부터 진행했던 가을 세일을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추석 연휴 기간에 진행했다. 정부 주도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8월 14일∼10월 31일)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백화점들이 추석 연휴 기간에 대대적인 가을 세일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막바지 명절 선물 수요에 대체휴무일까지 겹친 덕에 이번 세일은 초반부터 쾌조를 보였다. 각 백화점의 추석연휴 전후 매출을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과 비교한 결과 롯데백화점은 25, 28일 양일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24.7% 상승했다. 롯데는 26, 27일 휴무였다. 현대백화점은 25, 26일 이틀간 매출(27, 28일 휴무)이 17.3% 뛰었고, 신세계백화점은 세일 첫날인 28일 12.1% 늘었다.

백화점 업계의 이번 실적은 최근 세일 결과가 전년 대비 4∼5% 증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봄 세일 기간 매출은 3.9%, 여름 세일은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해 세일기간의 매출 신장률이 평균 5%에 머무는 등 두 자릿수 성장 자체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휴에 세일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효과를 본 것 같다”며 “다만 실제로 소비 심리가 풀린 것인지, 원래 예정된 소비를 일부 앞당겨 한 것일 뿐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해외 패션, 남성 패션 등 의류 상품이 잘 팔렸다. 현대백화점은 아동복(33.3%), 남성 패션(26.7%), 해외 패션(23.1%) 등의 신장률이 높았고 롯데백화점도 남성 패션(26%), 해외 패션(17.3%) 등이 전년보다 잘 팔렸다.

유통업계는 추석 세일로 띄운 대목 분위기를 다음 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4일)로 이어갈 계획이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내수 진작 및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미국의 11월 마지막 주 대규모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착안해 만든 행사다. 이 행사에는 백화점(71개 점포), 대형마트(398개 점포), 편의점(2만5400개 점포) 등 약 2만6000개 점포를 비롯해 전국 200개 전통시장, 16개 온라인 유통업체, 외식업종의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까지 참여한다. 할인 폭은 최대 70%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 3사도 모두 참여한다. 이마트는 145개 전국 점포에서 제주산 은갈치를 기존 가격 대비 43% 할인된 2800원에, 쿠첸 6인용 IH밥솥을 33% 할인된 19만8000원에 각각 판매하는 등 신선식품(7일까지), 인기 생활필수품 등 1000여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냉장고와 TV 등 가전제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를, 롯데마트는 유명 브랜드 의류를 최대 반값에 파는 행사를 각각 연다.

박선희 teller@donga.com·손가인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