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별별과학백과]지구촌 오지에서도 인터넷 쓸수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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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무선 인터넷 공유기-기지국 두둥실~
새로운 인터넷이 온다!

우리는 어디서든 인터넷이 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인터넷은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결된 큰 통신망에 컴퓨터, 스마트폰 등이 각각 접속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통신망은 인터넷 서비스나 정보를 주는 ‘서버’와, 그 서버와 주고받은 정보를 각 기기와 연결하는 ‘기지국’이 있어야 한다. 이 기지국이 각 가정과 광통신 케이블로 연결되거나, 기지국에서 보내는 전파를 무선 통신 수신기가 받아들여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아퀼라는 태양열 전지를 이용해 수개월 동안 공중에 머무르며 지상에 무선 통신 전파를 보낸다. 사진 출처 페이스북
아퀼라는 태양열 전지를 이용해 수개월 동안 공중에 머무르며 지상에 무선 통신 전파를 보낸다. 사진 출처 페이스북
○ 태양열 드론 아퀼라

광통신이나 무선 네트워크 기지국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나, 기지국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주변에 광통신망이 있더라도 접속하는 비용을 내기 어렵다면 역시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 실제로 2012년 세계은행이 조사한 결과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는 약 44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땅이 아닌 공중에 기지국을 세우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태양열 드론 ‘아퀼라’가 대표 주자다. 인터넷 송수신 장치를 갖춘 드론을 성층권 궤도에 띄워 인터넷 공유기로 이용한다. 아퀼라는 기지국에서 보내는 전파를 수신한 다음 이 전파를 다시 기지국이 없는 오지로 보낸다. 3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아퀼라는 올해 말 본격적으로 전파를 주고받는 2단계 비행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름 15m, 높이 12m의 납작한 공 모양 기구인 룬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비닐봉투와 같은 폴리에틸렌 소재를 사용했다. 사진 출처 구글
지름 15m, 높이 12m의 납작한 공 모양 기구인 룬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비닐봉투와 같은 폴리에틸렌 소재를 사용했다. 사진 출처 구글
○하늘에 둥둥∼, 프로젝트 룬

남반구에서는 아주 맑은 날이면 둥실둥실 떠 있는 기구를 볼 수 있다. 그 정체는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룬’의 인터넷 기지인 ‘룬(풍선)’이다. 프로젝트 룬은 2013년 초에 시작됐다. 아퀼라와 마찬가지로 무선 인터넷 공유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공중에 띄워 통신망이 설치되지 않은 오지나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싸고 빠른 인터넷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룬은 드론을 쓰는 아퀼라와 달리 헬륨을 빵빵하게 채운 기구(룬)에 기기를 달아 띄우는 방식이다. 구조가 간단하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룬끼리 서로 전파를 주고받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한꺼번에 인터넷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남반구 지역에 70개 이상의 룬이 떠서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지 시험하고 있다.

룬의 첫 번째 서비스 지역은 뉴질랜드 남쪽 일대다. 이 지역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찰스 씨의 가족이 룬과 인터넷을 연결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찰스 씨는 구글과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연결되다니 정말 경이롭다”고 말했다. 찰스 씨가 인터넷 접속에 성공한 이후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브라질, 호주 등 남반구 지역의 여러 가정과 학교가 차례로 룬과 연결됐다. 룬은 올해 시범 서비스를 마치고 세계 전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주로 뻗어가는 인터넷

아퀼라와 룬은 모두 지구 대기권 안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높은 곳으로 무선 송수신기를 보내면 훨씬 더 넓은 지역으로 전파를 보낼 수 있다. 그래서 무선 공유기 역할을 하는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는 것을 ‘우주인터넷’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주인터넷은 또 다른 의미도 있다. 지구와 우주선, 또는 지구와 외계 행성과의 통신을 말하기도 한다. 이건 단순히 지상으로 전파를 쏘아 보내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우주라는 공간의 특성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거리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화성과 통신한다면 한 번 신호를 보내는 데 최대 22분이 소요된다. 게다가 우주에는 이미 수많은 전파가 있다. 별에서 나온 빛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통신을 위해 쏜 전파가 이 전파에 섞이면 서로 간섭을 일으켜 ‘잡음’이 생긴다. 또 전파가 이동하다가 다른 물체와 만나면 속도가 느려진다. 이 과정에서 정보가 서로 뒤섞여 순서가 엉망이 되거나 정보가 도달하지 않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우주와 대용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진 못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가 계속 이어지면 언젠가는 달에 간 우주인과 메신저로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은영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gomu5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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