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 김정은에 공개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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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보유국 인정 안해… 유엔결의 무시땐 단호 대처”
오바마-시진핑 워싱턴 정상회담, 中인권문제 거론… 팽팽한 신경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무시한 행동에는 단호히 대처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중 양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어서 향후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두 정상은 25일(현지 시간) 오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복수의 워싱턴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자”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인 사이버 해킹, 남중국해 이슈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갈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본격 도입해 2017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식 인사말에서 “양국이 협력하더라도 서로의 차이점은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미국은 언제나 근본적인 진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중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사이버 해킹 의혹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그리고 중국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시 주석은 즉답을 피한 채 “우리는 상대의 이익과 관심을 존중하며 서로의 다름과 견해차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차이를 인정하고 자신이 주장해 온 신형대국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업무 만찬에서 “중국은 우리의 주권과 안전, 발전의 이익을 굳게 지킬 것이며 신형대국관계 구축은 (계속 발전할) 생명력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평화적 굴기를 환영한다”며 “대국 교체기에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투키디데스 함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미중#김정은#핵보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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