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며느리 지도교수에게도 협박 메일…아들아 미안하다”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9월 25일 16시 59분


코멘트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다시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진 아들 주신 씨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개인 소셜 미디어에 게재했다.

박 시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가 울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성경의 시편 27편 전문을 보내왔답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여호와는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오? 여호와는 내 생명의 피난처이신데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오?’라는 27편 1절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외국(영국)에서 (아들과 함께) 유학 중인 며느리의 학교까지 알아내 그 지도교수에게까지 온갖 협박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무지막지한 폭력 앞에서 전 그렇게 공격하는 사람의 저의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아들의 병역문제는 병무청, 법원, 검찰 등 국가기관으로부터 여섯 차례 아무런 혐의나 잘못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들에겐 자라는 동안 크게 신경 써주지 못 했다며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공인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몇 학년인지, 몇 반인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자책하면서 “못난 아비를 위해 용기 있게 2012년 재검에 응해준 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지난 한 번의 재검도 부당한 요구였지만 공인이기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아들과 아내의 설득으로 수용했고 음해했던 사람들에게 두 번의 관용을 베풀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 아들’로 살아갈 날보다 ‘박주신’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아들”이라면서 반복해서 의혹을 제기하는 쪽을 향해 “국가기관의 여섯 번의 검증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원순 죽이기’를 넘어 우리가족을 겁박하고, 신변을 위협하는 것이 검증인가?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라며 “근거 없는 음해와 맹목적인 비난엔 굴복하지 않고, 명백하게 틀린 주장에 위축되거나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석에도 먼 타국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성경에 의지해 기도로 두려움과 불안을 견딜 아들 주신아, ‘많이 힘들지? 미안하구나’”라며 글을 맺었다.

▼다음은 박원순 시장 글 전문▼

아내가 울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성경의 시편27편 전문을 보내왔답니다.

“여호와는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 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피난처이신데 내가 누구를 무서워 하리요?(시편 27:1)”
오후 내내 울었다고,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상태로, 너무 울어 머리가 아프답니다.

심지어 외국에서 유학중인 며느리의 학교까지 알아내 그 지도교수에게까지 온갖 협박의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 무지막지한 폭력과 선동, 위협 앞에서 저는 그렇게 공격하는 사람들의 저의가 궁금합니다.

서울시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왜 아내와 아들,
가족이 가혹한 일을 당해야 하는 것입니까?
가족에까지 가해지는 폭력을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

아들은 현역을 입대하였으나,
허리 디스크로 인해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고 제대했습니다.

아들의 병역시비는 대한민국의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입각해서 아무런 혐의나 잘못이 없다고 결정한 병무청, 법원, 검찰 등 국가기관으로부터 여섯 번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자식들에게 참 박한 아버지였습니다.

공인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몇 학년인지,
몇 반인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학부모 모임에 한번 참석하지 못한 부족하고 못난 아비를 위해 용기 있게 지난 2012년 재검에 응해준 아들에게 지금도 고맙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사실, 지난 한 번의 재검도 부당한 요구였습니다.
억울했지만 공인이기에 받아 들여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과 아들과 아내의 설득이 있어 수용했습니다. 재검 후 밑도 끝도 없는 음해와 거짓선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두 번의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시장으로 시민의 삶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한 가족의 가장으로 가족의 삶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서울시장 아들’로 살아갈 날보다, ‘박주신’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아들입니다.

국가기관의 여섯 번의 검증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앞으로도 합리적 비판과 다른 의견은 늘 경청하겠습니다. 그러나, 근거 없는 음해와 맹목적인 비난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명백하게 틀린 주장에 위축되거나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원순 죽이기’를 넘어 우리가족을 겁박하고,
신변을 위협하는 것이 검증입니까?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

추석에도 먼 타국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성경을 의지해 기도로 두려움과 불안을 견딜 아들 주신아,

“많이 힘들지? 미안 하구나”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