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실패 반복한 롯데, DH로 가을 운명 갈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25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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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로고.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롯데 자이언츠 로고.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롯데가 6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네가 가라, 5위’ 싸움에서 먼저 고개를 숙였다. 더블헤더의 덫에 걸려 3년 전 악몽이 재현될 분위기다. 이번엔 가을야구 탈락이 현실화될 위기다.

롯데는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 1,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5위 SK와의 격차가 1.5게임으로 벌어졌다. 단 하루만에 5위 자리가 멀어지는 모습이다. 21일부터 23일까지 롯데와 SK 중 경기가 없는 팀이 5위로 올라가는 촌극이 벌어졌지만, 이젠 이마저도 힘들어졌다.

SK와 맞대결이 남아있지 않아 경기차를 줄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보다 잔여경기도 적다. SK는 남은 8경기에서 4승4패만 해도 승률 0.479(68승2무74패)가 된다. 롯데가 이를 뛰어넘으려면 남은 6경기에서 5승을 거둬야 한다. 4승2패를 할 경우, SK가 반타작도 못하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다.

● 세 차례의 무사 1·2루 찬스, 무기력한 중심타선

롯데의 운명을 가를 더블헤더였지만, 벤치와 선수들 모두 무기력했다. 벤치는 1·2경기 마운드 운용에서 미스를, 선수들은 타석에서 신중하지 못했다.

더블헤더는 1경기 승리가 중요하다. 1경기를 승리한다면, 못해도 1승1패로 ‘본전’을 찾을 수 있다. 롯데 코칭스태프도 이와 같은 중요성을 알고 1경기에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두산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했지만, 롯데 타선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2-3으로 뒤진 6회부터 8회까지 매이닝 주자 2명을 먼저 내보내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음에도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6회부터 8회 2사까지 두산 마운드엔 두 번째 투수 좌완 함덕주가 있었다. 롯데 중심타자들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함덕주를 넘지 못했다. 특히 6회 강민호 황재균, 7회 아두치의 삼진은 뼈아팠다. 6회엔 중심타자들이라 작전 대신 믿고 맡겼지만 소용없었고, 7회엔 희생번트를 성공시켰으나 3,4번 타자가 해결하지 못했다.

● 실패로 돌아간 벤치의 마운드 운용, 부족한 믿음

사실상 벤치가 손쓰지도 못하고 1경기를 내준 꼴이었다. 2경기는 벤치가 무너졌다. 두산은 더블헤더 1·2경기 선발투수 순서를 맞바꾸지 않고 다소 약한 카드인 좌완 이현호를 냈으나, 오히려 효과를 봤다. 1경기와 2경기에 나설 불펜투수를 나눠 1경기에 기회가 오자 함덕주 카드를 길게 가져갔고, 마무리 이현승도 1.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거두고 2경기에 휴식을 취했다.

반면 롯데는 더블헤더 2경기에서 3-3 동점이던 7회 1경기에도 등판했던 홍성민과 이명우를 또다시 냈다 경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다른 투수들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것이다. 경기 전만 해도 “웬만하면 1경기에 나간 투수를 2경기에 쓰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롯데 벤치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제 롯데의 가을야구 향방은 SK에게 달린 셈이 됐다. 롯데는 3년 전 더블헤더의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또다시 실패를 반복했다. 2012년 9월 14일 무등 KIA전에서 1경기 1-10 완패 이후, 2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8-8로 비겼다. 8-7로 앞서던 연장 12회말 2사 후 강영식이 대타로 나선 KIA 신인 황정립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데뷔 첫 타석을 치른 신인에게 일격을 당한 롯데는 곧바로 ‘더블헤더 후유증’을 앓았다. 7연패와 5연패를 반복한 끝에 2위에서 4위로 추락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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