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성지순례중 717명 압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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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863명… 사망자 더 늘듯

사우디아라비아 서쪽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중 24일 압사 사고로 최소 717명이 사망하고 863명이 부상(한국 시간 25일 0시 현재)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이슬람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고는 1990년 1426명이 죽은 성지순례 사고 이후 최대 압사 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사고는 메카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미나 지역에서 순례 기간 중 행하는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 도중 발생했다고 사우디 국영TV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하지는 세계 각지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드는 행사여서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이 사망자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150명으로 알려졌던 사상자는 220명, 310명, 453명 등으로 사우디 당국이 새로 발표할 때마다 급격히 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에서 온 이슬람교도가 43명 사망했다. 주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24일 오전(현지 시간) 현재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이달 11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107명이 죽고 230여 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한 지 13일 만에 또다시 메카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악재여서 사우디 당국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 일각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 200만 명이 몰릴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현장에 4000명의 구조 인력과 220대의 구급차를 급파해 구호 조치에 나섰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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