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미소지국’ 불친절 코리아 이미지 벗기… 한국방문위 ‘K스마일 캠페인’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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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대 141개국중 129위… 쇼핑-택시 등 불만신고 해마다 늘어
10월 中연휴 맞아 “친절로 감동을”

대만 관광객 북적 한국의 추석과 같은 중추절을 사흘 앞둔 24일, 대만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대만 관광객 북적 한국의 추석과 같은 중추절을 사흘 앞둔 24일, 대만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중국에서 온 관광객 W 씨는 서울의 한 식당을 방문했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일행 4명이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자 점원은 “인원에 비해 주문량이 적다”며 주문을 받지 않았다. 삼계탕 한 그릇을 추가 주문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점원이 소리를 지르며 막무가내로 쫓아내는 바람에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하고 식당을 나왔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방한 외국인의 신고 사례다. 해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불친절한 한국인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각 나라의 분야별 관광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의 외국인 환대태도 순위는 전 세계 141개국 가운데 12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서비스 인프라(70위)와 자연자원(107위)보다도 훨씬 낮은 순위다.

방한 외국 관광객들이 느끼는 불친절은 상점과 택시, 숙박업소 등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관광공사에 접수된 불만신고 1060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불친절과 가격시비 등 쇼핑 관련 불편 사항이 3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10명 중 7명이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유로 ‘쇼핑’을 꼽고 있지만(문화체육관광부 ‘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가장 많은 불만이 나오는 것도 쇼핑 분야였다. 이 밖에 부당하게 요금을 받거나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는 등 택시 관련 신고는 131건, 숙박업소의 불친절 관련이 118건 등이다.

이에 정부는 친절한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K스마일 캠페인 협력단’을 꾸려 외국인 관광객 환대 운동에 나섰다. 한국방문위원회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등 민간 주도로 범국민 캠페인 추진본부를 구성해 전 국민을 상대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광지에서는 서비스 실천 강령을 만들어 준수하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다. 협력단의 중점사업은 관광 편의를 높이기 위한 △음식점 위생환경 개선 및 외국어 메뉴판 정착 △합리적 가격대의 관광호텔 인프라 확충 △쇼핑 인증제 실시 △바가지요금 및 불친절 근절 등이다.

협력단은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중화권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국경절(10월 1∼7일) 연휴를 맞아 서울 중구 명동에서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 행사를 개최한다. 중국전통악기 공연 및 비보이 공연을 시작으로 외국인에게 한국 방문 환영 메시지를 전달하고, 내국인에게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한국방문위원회 관계자는 “국민들의 관광객 환대의식을 개선해 2016∼2018년 ‘한국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까지 친절 문화를 정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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