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현대車 주식 316만주 매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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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보유지분 5000억원 규모… “경영권 안정-주주가치 보호차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이 24일 현대차 주식 316만4550주를 약 5000억 원에 매입했다. 이를 통해 정 부회장은 현대차 지분을 1.44% 확보하게 됐다. 기존 소량(6445주)의 주식을 보유했던 것을 제외하면 정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현대차 주식을 매입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주식 440만 주 중 316만4550주를 정 부회장에게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주당 가격은 이날 현대차 종가인 15만8000원이었다. 전체 매각가는 4999억9890만 원이다. 현대차에 대한 정 부회장의 보유 주식은 317만995주로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차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현대차그룹에 우선 매수 의사를 타진하면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우호 주주인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지분이 제3자에 매각되면 현대차의 안정적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방법도 쉽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신규순환출자 금지 규정으로 인해 현대차 추가 지분 취득이 불가능하다. 현대차가 자사주로 매입하려면 ‘증권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상 사전에 자사주 매입 물량을 공시해야 한다. 또 하루에 살 수 있는 양은 공시물량의 최대 10%다. 이에 따라 10영업일에 걸쳐 쪼개 사야 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을 매각하는 만큼 한꺼번에 매각하길 원했다. 또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현대차의 주가는 7월 17일 12만3000원에서 24일 15만8000원까지 회복했지만 지난해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수 전에 비하면 아직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해당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현금 약 5000억 원을 확보했다. 그 대신 보유한 현대차 지분은 0.6%로 줄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를 진행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11월 포스코 주식 87만2000주를 2865억 원에 매각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11월 KCC 주식 80만3000주를 4152억 원, 이달 23일 포스코 주식 130만8000주를 2262억 원에 각각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이번 현대차 지분 매입은 우호지분을 외부로 방출하기보다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확보하고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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