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2008년 이어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유엔방문 영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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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24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세계 최강국을 향한 조언이었다면 25일 유엔 특별연설은 193개 회원국, 즉 전 세계를 위한 당부가 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65년 10월4일의 바오로 6세 △1979년 10월2일과 1995년 10월5일의 요한 바오로 2세 △2008년 4월 19일의 베네딕트 16세에 이어 유엔을 방문해 연설하는 4번째 교황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8년과 이번에 교황을 맞이하게 되면서 임기 중 2명의 교황 방문을 받은 최초의 사무총장이란 영예를 안게 됐다.

‘세계 평화’가 창립 목적인 유엔은 교황의 평화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란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한 가톨릭 신자인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5년 방미한 교황 바오로 6세는 당시 유엔 연설에서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 다시 전쟁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의 운명을 이끄는 건 (전쟁이 아니라) 평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평화를 위해 당시엔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던 ‘중공(지금의 중국)’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유엔 관계자들은 “동서 냉전 시대였던 만큼 바오로 6세의 말씀은 대부분 무시됐고 가시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1979년 유엔을 방문한 요한 바오로 2세는 “바오로 6세는 지칠 줄 모르는 ‘평화의 충복’이었다. 나도 그의 길을 따를 것이다. 14년 전 그가 외쳤던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옛 소련이 무너진 뒤인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2차 유엔 방문과 2008년 베네딕트 16세의 방문 때는 ‘평화’보다 ‘기본적 자유와 인권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특히 베네딕트 16세는 “인권의 증진이야말로 각종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안정을 확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25일 유엔 연설에선 “경제 불평등이 모든 악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지론을 강조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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