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신뢰로 일군 값진 열매… 의약품 유통의 ‘메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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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약품㈜, GPO·제약사 마케팅 대행으로 재도약
올해 4000억 목표… 사회공헌도 귀감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신성약품㈜ 물류센터.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신성약품㈜ 물류센터.

각 분야에서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들은 시대가 요구하는 두 가지 큰 줄기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서울 동대문에 본사를 둔 신성약품㈜(회장 김진문·www.e-shinsung.co.kr)이 그렇다. 30년 동안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직결되는 의약품 유통 외길을 걸어오며 고객과의 상생,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왔다.

신성약품은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상징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1985년 창업해 의약품 도소매에 주력하며 연매출 3000억 원의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3400억 원, 올해는 4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래처와의 신뢰, 소비자와의 믿음을 경영철칙으로 삼고 있는 김진문 회장이 156명의 임직원과 꼭 30년 만에 이룩한 성과다.

의약품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품목이다. 따라서 제조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많은 주의와 엄격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다. 김 회장이 ‘신뢰’를 거듭 강조하는 이유다.

신성약품㈜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직원들과 함께 한 김진문 회장.
신성약품㈜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직원들과 함께 한 김진문 회장.


신성약품은 10일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의약품 유통뿐만 아니라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의료용품 구매대행)’ 영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다짐이다. GPO는 병원에서 필요한 의료기기와 의료소모품 등을 말 그대로 구매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최근 환자 감소로 병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약제비 및 의료용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GPO회사를 통한 구매가 일반적인데 반해 한국은 GPO 구매비율이 현재 20%에도 못 미친다. 병원에서 직접 소모품을 구매하고 관리하다 보니 비용과 인력낭비 요소가 만만치 않았다. GPO는 이런 비효율성을 없애고 의료행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병원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신성약품은 2013년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전략으로 GPO 사업부를 꾸리고 활동에 들어갔다. 병원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데다, GPO 인프라도 구축한 만큼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성약품은 이를 통해 GPO 분야에서만 향후 5년 내 매출 3000억 원을 거둔다는 목표다.

이와 더불어 제약사의 마케팅 대행 업무도 병행할 계획이다. 좋은 의약품을 만들고도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제약사의 우수제품을 발굴하고, 이를 병의원에 연결해주는 교역의 사다리 역할을 할 계획이다. 전국 각 지역별 영업지점을 운용해 우선 종합병원과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들어갈 방침이다. 신성약품은 현재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바이엘, 로슈 등 40여 곳의 외국계 제약사와 녹십자, 중외제약, 일동제약, 유한양행 등 130곳의 국내 제약사와 거래하고 있다. 더불어 국·공립 11개 종합병원과 25개 사립종합병원, 1131곳의 약국에 의약품을 납품한다.

신성약품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돋보인다. 해외 동포를 지원하는 ‘밝은 사회클럽’ 활동과 근육병 환우를 위한 ‘함께 걸어요’ 행사에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최근 (사)한국아시아우호재단 총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책이 없는 아시아 어린이들을 위해 7개국 언어로 번역된 국내 동화책을 보내주고 있다.

상호 쌍방향 소통을 중시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신성약품은 대기업 부럽지 않은 다양한 복지 혜택으로 이직률이 적은 데다 직원 대부분이 10년 이상 근무자로 구성돼 있다.

▼ [인터뷰] “30년 경영 키워드는 ‘무신불립’ 정신” ▼

김진문 회장 인터뷰


김진문 회장
김진문 회장
“꿈을 날짜와 함께 적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되며,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이 비로소 현실이 됩니다. 30년을 맞이한 신성약품 임직원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찬 가속 페달을 밟을 것입니다.”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평범한 영업사원에서 출발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다. 동국대와 동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한일약품공업에 입사한 그는 입사 10년 만에 영업총괄본부장으로 승진하며 탄탄대로를 걷다가 돌연 창업을 결심했다. 직장이 즐겁기보다 소진된다고 느꼈을 때,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신념이 그를 움직였다. 김 회장은 30년간 의약품 유통업계를 선도해온 비결을 ‘신뢰’란 한 단어로 표현했다. 그가 경영 키워드로 제시한 것도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무신불립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신뢰 없이는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믿음은 종잇장과 같아서 한 번 구겨지면 다시는 온전히 복구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신성약품을 있게 한 것도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에 부응했고, 구성원 상호간에도 신뢰가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요체는 사람, 사람의 본질은 생각이며,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생각이 같아야 기업이 성공한다는 게 그의 경영철칙이다.

김 회장은 2013년 7월 경인아라뱃길 김포 고촌 물류단지 내에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물류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DPS(Digital Picking 카트시스템)를 구축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통해 신속한 배송과 의약품 유통업의 현대화·대형화 기틀을 마련한 것도 그가 강조하는 ‘신뢰경영’의 일환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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