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산 출마’ 요구에 “심사숙고하겠다”…부산 영도서 김무성과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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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9월 24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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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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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산 출마’ 요구에 “심사숙고하겠다”…부산 영도서 김무성과 ‘빅매치’?

문재인 부산 출마 요구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박지원 의원 등 당내 중진을 향해 ‘백의종군’할 것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에게는 부산에 출마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상당수 반발하고 있어 재신임 정국을 거치며 간신히 봉합된 당내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은 통합과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을 실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당의 열세 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에 따라 달라”고 덧붙였다. 김한길 안철수 의원은 비노 진영으로 분류되며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의원은 친노(친노무현)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이 호소는 열세 지역 출마 하나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본인들이 앞장서서 희생정신으로 판단해주시면 고맙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거론된 중진들이 알아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당이 지정하는 열세 지역에 출마하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호남의 비노 좌장 격인 박지원 의원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하급심(1심 혹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후보 신청 자체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 나서지 말라는 얘기다. 박지원 의원은 저축은행 등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7월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앞서 이날 오전 혁신위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부적격 기준에 ‘예비 후보자 이전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자’라는 조항을 더하는 내용의 11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김 위원장은 2·8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재인 대표에 대해선 “부산에 출마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이 아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의 정면 대결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심사숙고하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말해 부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혁신위의 제안에 힘을 싣고 다른 중진들의 결단을 요구한 셈이다.

한 혁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격돌한다면 베스트”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의명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부산 출마 제안에 대해 “(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은 서민과 중산층 밀집 지역으로 이분들 삶의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며 혁신위 제안을 일축했다. 혁신위는 안철수 의원의 부산 출마를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에 우리 당의 공천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혁신안에 불만을 표시했다.

혁신위의 요구에 대해 문재인 대표 측 관계자는 “인적 쇄신의 신호탄에 국민들이 ‘야당이 바뀌려고 하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비노 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와 (문재인 대표가)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안철수 의원은 출마하고 나머지는 전부 다 불출마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비주류, 비노는 다 쳐낸 뒤 친노와 친노에 우호적인 세력들로만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공갈’ 발언으로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정청래 최고위원을 사면해 ‘친노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부산 출마 요구.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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