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부동의 매출 1위…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順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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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소송폭발시대]
광장-율촌 매출기준 순위 약진… 변호사數 기준보다 1, 2단계 높아
법률시장 규모 10년 넘게 그대로… 일부 로펌 “자문료 0원” 덤핑도

기업과 관련된 ‘소송 폭발’ 현상은 법률시장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국내 법률시장의 전체적인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대형 로펌들은 주요 기업의 지속적인 법률 파트너가 되느냐 에 따라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동아일보가 23일 과세당국과 법조계 등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해 매출액 기준 로펌 순위는 김앤장(비법률부문 포함 약 7000억 원), 광장 1994억8400만 원, 태평양 1888억6100만 원, 율촌 1524억1800만 원, 세종 1451억2100만 원, 화우 1082억8700만 원 등으로 조사됐다. 같은 시기 대한변호사협회에 신고된 변호사 수로는 김앤장(568명) 태평양(342명) 광장(340명) 세종(273명) 화우(253명) 율촌(233명) 바른(154명) 지평(113명) 로고스(111명) 대륙아주(106명) 등 순이었다. 변호사 수 3위 광장은 매출액 기준 2위로 올라섰으며, 변호사 수 6위인 율촌은 매출 기준 4위로 성장했다. 공고했던 기존 대형 로펌 서열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국내 법률시장이 약 2조7000억 원 규모로 10년 넘게 정체하면서 대형 로펌들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는 덤핑 전략을 구사해 기업 붙잡기에 나서기도 한다. 덤핑을 통해 사건 수임 건수와 매출액을 늘려 시장에서 규모의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한 대형 로펌은 수백억 원대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을 2000만 원에 해주겠다며 해당 기업의 송무를 맡겨 달라고 요청했다. 한 해 매출 2000억 원을 올리는 기업을 대기업이 인수하는 모든 과정을 한 대형 로펌이 수천만 원에 하기도 했다. 대형 로펌 기업담당 변호사는 “10대 로펌 외에서는 M&A 자문료를 0원에 해주겠다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대형 형사사건이나 금융사건은 최근까지 덤핑 무풍지대였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형사 사건 성공보수 약정에 대해 무효 판결을 한 이후 대형 로펌 등은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성공보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속앓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일을 처리하고도 돈을 못 받는 미수금이 한 해 1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이 공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중견·중소 로펌들은 문을 닫거나 변호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수합병(M&A) 전문 A로펌은 최근 전문 인력이 나가면서 이 분야에서 손을 뗐다. 개업 변호사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지난해 서울 지역 변호사 1인당 월 평균 사건 수임 건수(본안사건 기준)는 1.9건으로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월평균 2건 아래로 떨어졌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김앤장#태평양#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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