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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이인제 vs 추미애, 지루한 토론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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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이인제 vs 추미애, 지루한 토론배틀

고미석 논설위원 입력 2015-09-24 03:00수정 2015-09-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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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21세기는 중국의 것일까’를 주제로 한 토론 배틀이 벌어졌다. 197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미국의 전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와 CNN 국제시사뉴스 진행자인 파리드 자카리아 팀이 “아니다”, 저명한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과 중국 칭화대 교수 데이비드 리 팀은 “그렇다”였다. 중국이 과연 21세기의 패권국가가 될지도 관심사였지만 쟁쟁한 논객들의 치열한 ‘언어 전투’는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캐나다 금광재벌 피터 멍크가 설립한 재단에서 해마다 2번씩 글로벌 이슈를 내걸고 주최하는 ‘멍크 디베이트’였다. 2700명의 청중 앞에서 양 팀은 각자의 관점과 의견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상대편 논리의 허점을 검투사처럼 되받아쳤다. 사전투표에서 ‘찬성 39%, 반대 40%, 모르겠다 21%’였던 결과는 토론이 끝난 뒤 ‘찬성 38%, 반대 62%’로 달라졌다. ‘모르겠다’는 청중은 사라졌다.

▷여야의 노동개혁 특위를 이끌고 있는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과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어제 생방송 TV토론을 벌였다. 말 잘하기로 이름난 두 사람인 만큼 누가 시청자들을 더 많이 변화시킬지 관심을 모았으나 1시간도 지루했다. 노상 들었던 각 당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노사정 합의정신을 살리는 노동개혁을 주장하고, 추 의원은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토론 내내 평행선을 달렸다.


▷이런 토론을 보며 노동개혁의 해법에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눈길을 끈 것은 추 의원이 “세 아이의 엄마로서 걱정이 많다”는 등 감성적 전략을 시도한 점이다. 훌륭한 토론은 감동을 넘어 생각의 변화와 행동을 이끌어낸다. 그리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는 위대한 웅변가로 이름을 떨쳤다.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 2세가 “백만 군사보다 그의 혀가 무섭다”고 했을 정도다. 앞으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이 어떻게 여론을 움직이고,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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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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