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두 화승 대표 “르까프를 한국의 나이키로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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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시 30돌 맞는 김형두 화승 대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을 전개하는 ㈜화승의 김형두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로 본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을 전개하는 ㈜화승의 김형두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로 본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1세대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가 내년 브랜드 탄생 30주년을 앞두고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로 본사에서 본보와 만난 ㈜화승의 김형두 대표이사(47)는 “내년 르까프 30주년을 맞아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고 그중 중국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30년 전통의 르까프를 국민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1986년 탄생한 르까프는 프로스펙스, 까발로 등과 함께 1980년대 국내 운동화 시장을 주도했다.

또 르까프 외에도 미국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와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 등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그는 “업무와 운동의 경계가 없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머렐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 매출(1200억 원)보다 25% 오른 1500억 원대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화승의 지난해 매출은 5619억 원이었다.

1989년 화승에 입사해 2년 전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르까프의 경우 기존에 외주업체에 맡겼던 생산라인을 본사로 들여와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제품 제작을 일원화했다. 한때 1300억 원대까지 떨어졌던 매출은 최근 1500억 원대로 올라섰다. 올해 7월에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10개 스포츠 브랜드의 티셔츠 기능 평가에서 5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내년을 르까프 브랜드의 전환점으로 삼기로 했다. 갈매기 모양이 박힌 30년 전 로고를 넣은 복고풍 운동화를 비롯해 여성 운동화나 여성 트레이닝복 등 운동하는 여성들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 ‘르까프 팜므’도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매장도 현재 340개에서 30∼50개 더 늘린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시켜 ‘한국의 나이키’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화승이 수입하는 브랜드 중 머렐은 특히 운동화로 유명하다. 머렐 신발은 세계 아웃도어 신발 부문에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의류는 미국 본사가 아닌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대만과 멕시코에 수출하고 있다. 검은색 등 무채색 계통인 미국 디자인과 달리 화승이 만드는 머렐 의류는 오렌지, 보라 등 강렬한 색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10년 연속 1위의 비결을 묻자 그는 “아시아 쪽 일부 산은 화강암이 많아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비브람사(社)와 밑창을 공동 개발해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며 “내년에는 신발 끈 대신 버튼으로 신발을 조이고 푸는 ‘보아 다이얼’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아시아 시장에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멈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워낙 많은 브랜드가 국내에 수입돼 100개가 넘는다”면서 “그동안 익스트림 스포츠 라인이 강세였다면, 이제는 라이프스타일과 가벼운 산행의 아웃도어가 대세를 이룰 것이고 그 선두주자는 머렐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화승#르까프#중국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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