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헤매던 텍사스 배니스터 감독, AL 올해의 감독상 0순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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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가 23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원정 3연전 첫 판을 8-6으로 이겼다. 매우 값진 승리다. 휴스턴은 안방에서 LA 에인절스에 3-4로 일격을 당해 선두 텍사스와의 경기 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2번타자 추신수는 오클랜드 선발인 좌완 신인 션 놀린과 불펜진들에게 안타를 뽑지 못하고 3타수 무안타 1타점에 그쳤다. 1-4로 뒤진 5회 희생플라이로 시즌 70타점을 기록했다. 17일 선두로 올라선 텍사스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승리에 강한 의지를 1회부터 보였다. 오클랜드에게는 이날 경기 전까지 6승10패로 절대 열세였다. 배니스터 감독은 1회 초 톱타자 들라이노 드실즈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추신수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보내기번트 지시는 적중했다. 3번 타자 애드리언 벨트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날 경기는 6회 초 미치 모어랜드의 동점 투런홈런과 드실즈의 희생플라이로 갈렸다. 하지만 3차례나 보내기번트를 지시한데서 알 수 있듯이 배니스터 감독은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정규시즌에 보내기번트를 3차례나 지시하고 성공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1회 보내기번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이 초반부터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는 것은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즉 선취점을 뽑아 경기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다. 텍사스 선발 좌완 마틴 페레스는 1,2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을 만한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배니스터 감독(51)은 국내에서 매우 과소 평가받고 있는 지도자다. 오로지 감독 데뷔 첫 해이기 때문이다. 배니스터는 메이저리그에서 딱 한 경기에 출전해 타율 10할을 남겼다. 1991년 7월24일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애틀랜타전에 대타로 출장해 처음이자 마지막 안타를 작성했다. 안타 후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팔꿈치 부상으로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 승격되지 못했다. 1994년 마이너리그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걸었다. 감독 대행도 지냈던 그는 2011년 클린트 허들이 부임하면서 벤치코치로 감독을 보좌했다. 텍사스 존 대니엘 단장은 지난 시즌 후 배니스터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배니스터는 초반에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지구 바닥을 헤맸다. 다른 투수들로 에이스 다르빗슈 유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에서 좌완 콜 하멜스의 트레이드를 계기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구단의 시그널이 배니스터 감독과 선수단에 읽히면서 대반전을 이뤘다. 배니스터는 휴스턴 A J 핀치와 함께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 0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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