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팬츠·망사·홍등’도 부족해 ‘오원춘 메뉴’까지? 도 넘은 대학축제 주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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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캡처화면
방송 캡처화면
‘핫팬츠·망사·홍등’도 부족해 ‘오원춘 메뉴’까지? 도 넘은 대학축제 주점

대학 축제에서 학생들이 운영하는 주점의 콘셉트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자 대학 축제 오원춘 세트’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경기도 소재 모 4년제 대학교 학생들이 캠퍼스 내 축제 주점에서 술을 즐기는 사진인데 ‘오원춘 세트’, ‘고영욱 세트’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곱창볶음과 모듬 튀김을 함께 제공하는 메뉴 이름을 ‘오원춘 세트’로 달아 우려를 샀다.

오원춘 사건은 지난 2012년 4월 오원춘이 경기도 수원시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게 되자 살해한 사건.

당시 오원춘은 흉기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14개의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유기하는 등 끔찍한 범행을 저질러 충격을 줬다.

대학축제 주점의 콘셉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축제 주점의 경우 일부 여학생들이 엉덩이만 겨우 가린 핫팬츠에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호객행위를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여학생들이 들고 다닌 홍보 도구에는 ‘오빠, ○○주점 빨개요’등의 문구도 볼 수 있었다.

해당 대학축제 주막에서는 속옷 끈이 보이는 망사 저고리를 입은 황진이 콘셉트도 볼 수 있었다. 주점 내부는 백열전구를 빨간 한지로 감싸 홍등으로 설치했다.

또 승무원을 콘셉트로 한 주점에서는 하이힐을 신고 몸에 달라붙는 미니스커트, 가슴골이 노출된 흰색 셔츠를 입은 여대생들이 술과 안주를 나르기도 했다.

한편, 22일 모 대학축제 주점에서 ‘오원춘 세트’, ‘고영욱 세트’ 논란이 일자 해당 대학 주점 대표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저희의 잘못된 기획으로 심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으신 분들과 이 사건이 퍼져나감으로 인해 피해를 받으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같은 콘셉트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대표자는 “‘방범포차’를 기획한 의도는 범죄자들의 경악스러운 범죄에 경각심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죄수들을 혼내주는 콘셉트의 주점을 기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 진행해보는 주점 운영에 최초 기획한 콘셉트 의도대로 진행할 틈이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고 덧붙였다.

대표자의 해명에 앞서 축제를 주최한 해당 대학의 동아리 연합회도 진화에 나섰다.

연합회 측은 “처음 주점 신청을 받았을 때 주점 신청서에 기재된 것처럼 헌팅 술집으로 일반 주점과 같은 콘셉트였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그 기획안을 통과시켰다. 뒤늦게 확인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대학축제 주점. 사진=대학축제 주점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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