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바로알기 교재’ 첫 시범교육…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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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사실 표현수위 낮추고 日변명은 삭제
학생들 “中-필리핀서도 동원… 세계적 문제”

여성가족부가 만든 보조 교재를 활용한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시범 수업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중학교에서 첫선을 보였다. 초중고교용 3종류로 만들어진 이 교재는 당초 4월 초고가 공개됐지만 부적절한 삽화와 문구 등이 도마에 올라 수정하느라 실제 적용이 늦어졌다.

위안부 피해에 관한 내용은 기존 역사 교과서에도 담겨 있지만, 별도 학습을 위한 보조 교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재는 2007년 미국 하원이 ‘위안부 결의안’을 발표한 것과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한 사실 등 비교적 최근의 소식도 다루고 있다.

수업을 진행한 권오청 교사는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 최근 국제 동향 등이 반영되어 수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 20쪽으로 이뤄진 교재에는 사진과 지도 등 시각 자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일본군 위안소 설치 지역’을 지도와 함께 살펴본 윤문용 학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등 곳곳에서 위안부를 동원했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발표했다.

초고에서 논란이 됐던 요시미 요시아키 일본 주오대 교수의 ‘일본이 위안소를 만든 이유 네 가지’는 삭제됐다. 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일본이) 위안소를 설치한 것은 △점령 지역 여성에 대한 성폭행 방지 △성병으로 인한 병사들의 전투력 소모 방지 △스트레스 받는 군인들에 대한 위로 △민간 업소 이용 시 군대 비밀 누설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재 초고에서는 이를 인용해 일본의 거짓된 변명을 다뤘다.

여성부는 또 초중학생 눈높이를 고려해 ‘성병 감염, 인공유산, 불임수술 등 폭력과 구타 속에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는 내용은 삭제하고, 그 대신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해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라고 표현했다.

여성부는 이달 중 전국 18개 초중고교에서 이 보조 교재를 활용한 시범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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