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군인 前남편, 살인하겠다며 수류탄 들고나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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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인이 신고… 철원 집서 8발 발견
예전 미군이 쓰던 것… 경찰, 추적나서

퇴역 군인이 특정인을 살해하겠다며 집에 보관하던 수류탄을 들고 나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군 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수류탄 8발이 발견되자 실제 수류탄을 소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 철원경찰서는 22일 오후 1시 20분경 철원군 서면 이모 씨(50)의 전 부인으로부터 “4월에 이혼한 전남편이 수류탄을 들고 집을 나간 것 같다”는 112 신고를 접수한 뒤 이 씨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수류탄 8발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씨의 전 부인은 경찰에 “나와 말다툼을 한 뒤 전남편이 ‘누군가를 죽이겠다’며 집을 나섰고, 수류탄을 소지했을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이날 발견된 수류탄은 예전 미군이 사용하던 M26 모델로 모두 녹이 슬었지만 폭발이 가능한 상태로 확인됐다. 경찰은 집에서 수류탄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 씨가 원한이 있는 사람을 찾아가 해를 입히기 위해 수류탄을 가져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육군 모 부대 부사관으로 근무하다 2009년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곧바로 전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차량이 아닌 도보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어 위치 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수류탄 유출 경로와 함께 이 씨가 몇 발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군 당국은 검문검색을 강화하며 이 씨의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철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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