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겨뤄보자”… 신세계, 서울 면세점 재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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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어 입찰 참여 공식선언… 부산매장은 센텀시티로 이전추진

신세계가 서울 시내 면세점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사업권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의 후속 사업자를 위한 입찰에 참여한다”며 “25일 관세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신세계는 입지 후보로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택했다. 7월 입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던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때도 내세웠던 장소다. 신세계는 이날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등 다양한 유통 업종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관광 진흥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특허 기간이 끝나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는 시내 면세점은 서울의 롯데면세점 소공점·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그리고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등 4곳이다. 서울의 경우 기존 사업권을 지키려는 롯데와 SK네트웍스, 이달 초 일찌감치 면세점 출사표를 낸 두산과 이번 신세계 등 주요 그룹의 ‘제2의 면세점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3곳 중 어느 곳을 노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1곳에 입찰하거나 2곳에 복수 입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3곳에 모두 입찰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가 노리는 것은 기존 롯데면세점의 사업권이다. 뺏으려는 신세계와 지키려는 롯데의 정면승부가 예고된 셈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입지 후보인 백화점 본점의 위치가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가깝다는 점에서 일단 소공점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 원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면세점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인지도도 높다. 신세계면세점이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면, 심사하는 관세청으로서는 사업자 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세계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도전하는 게 쉽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기존 월드타워점 면세점이 없어지면 서울 강남 지역에 남는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한 곳뿐이 돼 면세점이 지나치게 강북에 몰린다는 지적도 생길 수 있다.

“백화점 본점에 유치… 3곳중 1, 2곳 입찰 고려” ▼

사업권을 따낸다면 서울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게 될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대표는 “신세계 본점과 맞닿은 남대문시장을 한국의 관광 1번지인 명동과 연계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복합쇼핑관광단지 모델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서울 시내 면세점 도전을 선언한 두산의 움직임도 변수다.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에 시내 면세점을 세울 계획이다. 두산 역시 서울 시내 면세점 3곳 중 어떤 곳의 후속 사업자를 겨냥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롯데면세점 소공점 또는 월드타워점을 두고 롯데, 신세계, 두산이 3파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신세계는 부산 면세점을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새 부지로 내년 초에 확장 이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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