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술로 ‘가짜 양주’ 만들어 되판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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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술을 모아 가짜양주를 만들어 유흥업소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박모 씨(31), 윤모 씨(25), 최모 씨(25), 이모 씨(36) 등 4명을 식품위생법 및 상표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교포인 박 씨와 윤 씨, 최 씨는 고향 선후배 사이로 서울 강남구 일대 유흥주점 종업원으로 근무해왔다.

이들은 2013년 9월부터 이달 초까지 최 씨가 사는 성동구의 한 주택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가짜양주를 만들어왔다. 제조방법은 남은 양주를 재활용하는 식이었다. 강남 등지의 유흥업소에서 손님들이 남긴 양주를 담아놓은 생수통(500mL)을 1병당 6500원에 이 씨로부터 사들인 뒤 이를 체에 걸러 업소에서 수거한 빈 양주병에 담은 것. 이들은 가짜양주 방지용 전자태그(RFID)를 위조한 스티커를 중국에서 들여와 재활용 병에 붙이는 한편 마개 부위는 열처리로 비닐포장까지 해 진품처럼 속였다.

이렇게 하루에 60병 가량 만든 가짜양주는 오전 2~6시경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배달됐다. 업소 종업원은 가짜양주 한 상자(6병 들이)에 5만 원씩 받고 업소에 있던 진짜양주와 바꿔줬다. 박 씨 일당은 이렇게 빼돌린 진짜양주를 한 상자에 18만 원씩 받고 도매업자에 넘겨 4억1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들이 유통시킨 물량은 1만4000여 병으로 시가 55억 원(진품 기준)이나 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로부터 양주를 매입한 주류 유통업자와 가짜양주를 판매한 유흥업소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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