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하면 오래 산다’는 말 진짜였네…‘장수 비결’ 원리 알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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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윤 충남대 교수(왼쪽)과 제1저자 강우규 박사
김정윤 충남대 교수(왼쪽)과 제1저자 강우규 박사
소식(小食)이 장수(長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동물 실험 결과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또한 장수하는 사람들도 소식을 장수의 비결로 꼽는다.

김정윤 충남대 미생물·분자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써투(Sir2) 단백질이 소식을 할 때 수명을 연장시키는 작동원리를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써투 단백질은 다양한 실험 생물의 수명을 증가시키며, 인간의 노화 억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단백질이 노화를 억제하는 과정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 단백질의 노화억제 기능에 대해서도 학계에서는 논란거리였다.

연구팀은 효모를 이용한 실험에서 영양분을 섭취를 줄이면 써투 단백질이 활성화되고, 활성화된 써투 단백질이 노화 관련 유전자가 든 DNA를 ‘히스톤’에 단단히 감아 작동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히스톤이란 우리 몸이 유전정보를 담은 DNA를 감는 실패에 비유할 수 있다. 만약 단단히 감겨 있으면 DNA의 정보를 읽을 수 없어 DNA 위에 있는 유전자가 발현(작동)되지 않고, 반대로 헐렁하게 감겨 있으면 유전자가 잘 발현되는 특성이 있다.

활성화된 써투 단백질은 히스톤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DNA가 쉽게 풀리지 못하게 해 노화 관련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했다. 그 결과, 소식을 한 효모의 수명이 그렇지 않은 효모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반대로 써투 단백질을 조작해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하자 소식을 해도 효모의 수명은 늘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정상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써투 단백질을 중심으로 소식이 수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작동원리가 밝혀진 셈이다.

논문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강우규 연구원은 “써투 단백질을 이용하는 노화 방지 신약이 현재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중에 있다”며 “써투 단백질이 어떻게 노화에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된 만큼 임상시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 2일자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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