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포격 전사장병 2명도 6용사 곁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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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요청에 보훈처 “적극 검토”
연평해전 합동묘역 옆 이장 추진… 11월 23일 5주기前 성사 가능성

“조국수호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2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식 및 합동 
안장식이 열린 가운데 유족들이 새로 조성된 ‘6용사’ 묘역을 향해 고개를 숙여 추모하고 있다. 하얀 제복을 입은 해군 관계자들은 
거수경례로 이들을 기렸다. 대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조국수호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2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식 및 합동 안장식이 열린 가운데 유족들이 새로 조성된 ‘6용사’ 묘역을 향해 고개를 숙여 추모하고 있다. 하얀 제복을 입은 해군 관계자들은 거수경례로 이들을 기렸다. 대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02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과 2010년 연평포격전 전사자 2명을 함께 추모하기 위한 호국 묘역 조성이 추진된다.

21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식 및 합동 안장식에 참가한 박승춘 보훈처장은 기자와 만나 “연평포격전 전사자 유족들이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근처로 묘지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3대 묘역을 호국 묘역으로 기릴 방침인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연평포격전 전사자인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는 지난달 25일 “연평도 포격은 6·25전쟁 이후 민간인이 사는 지역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제2의 전쟁이다. 희생자들의 묘역을 제2연평해전 묘역 옆으로 이장해 주면 전사자의 호국정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워 주고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다질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훈처장에게 보냈다. 서 하사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당시 휴가를 포기하고 부대로 돌아가다가 숨졌다. 또 고 문광욱 일병은 포격 준비를 하러 제일 먼저 뛰어나오다 전사했다.

보훈처와 대전현충원은 천안함과 연평해전, 연평포격전 등 3개 전투의 전사자 묘역을 3대 호국 묘역으로 기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전현충원 내 사병3묘역에 있는 서 하사와 문 일병의 묘지는 이날 새로 조성된 제2연평해전 전사자 합동묘역 바로 옆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마침 정부는 내년부터 천안함 폭침과 제2연평해전, 연평포격전의 합동 추모행사를 치를 예정이어서 연평포격전 5주년인 올해 11월 23일에 앞서 이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권율정 대전현충원장은 “순직한 순서대로 안장하는 것이 원칙이나 예외적으로 천안함 묘역에 이어 제2연평해전 용사들의 합동묘역까지 조성됐다”며 “연평포격전 전사자 이전 문제를 계기로 평시 전투 전사자에게 예외를 적용하는 방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윤영하 소령과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용사’ 합동 안장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최윤희 합참의장과 박승춘 보훈처장, 영화 ‘연평해전’ 김학순 감독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 씨는 “영화 연평해전을 6번 봤다. 다 같이 모였으니 영화처럼 상국(한상국 상사)이가 동혁이 잘 보살펴 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 중사의 어머니 박동순 씨는 “순직 처리된 6명 용사의 처우를 ‘전사자’로 격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관철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황 중사의 친구 박병두 씨(36)는 “합동묘역 조성을 계기로 이들의 영웅적 행위와 북한의 도발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연평포격#전사장병#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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