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우는 기업들… 3분기 실적 전망 줄줄이 추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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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상위 92곳 분석해보니
47곳 두달전보다 기대치 낮아져… 정유업종 30%이상 줄며 직격탄
삼성전자 영업익 7조 못미칠듯… 현대차는 환율덕분 소폭 개선 예측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올 3분기(7∼9월) 실적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국내 경기가 여전히 침체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 중국의 경기 침체 등이 영향을 주면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92개 기업 중 두 달 전보다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기업은 47개로 절반이 넘었다.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6111억 원으로 두 달 전(7조622억 원)보다 6.4%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에 영업이익 6조9000억 원을 달성한 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으로 7조 원 이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실적 기대감이 계속 낮아지면서 6조 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북미에서도 3% 성장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관련 경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두 달 전보다 8.69% 감소한 2617억 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4613억 원보다도 43% 감소한 것이다.

전자 업종 이외에 실적 기대감이 가파르게 꺾인 업종은 중공업 및 정유업체들이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두 달 전보다 66% 감소한 239억 원, 현대중공업은 64% 감소한 401억 원으로 전망됐다. 부실회계 논란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적자의 여파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유사들은 국제 경기가 둔화돼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3분기보다는 크게 늘겠지만 두 달 전보다 각각 31%, 32% 낮아졌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 요인이 있지만, 유가가 높을 때 만들어 놓은 제품의 재고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가총액 2위인 현대자동차는 최근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으로 일부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5669억 원으로 두 달 전보다 1.6%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4.96%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환율 상승에 의한 가격 경쟁력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원화 가치가 낮아졌지만 일본 엔화와 유로화 가치도 낮아서 수출이 늘지 않고 있다”며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 하반기 내내 각 기업의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건혁 gun@donga.com·주애진 기자
#내우외환#기업#실적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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