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대기업, 로마제국 말기 닮아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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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지 “수익률 정점 찍고 쇠퇴”… 경쟁 격화-신흥국 추격에 타격
정치환경도 대기업에 적대적

미국과 서유럽 대기업이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정점을 찍고 쇠퇴한 로마제국 말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분석했다.

컨설팅회사 매킨지가 세계 42개국에서 연매출 2억 달러(약 2320억 원) 이상인 대기업 3만 개를 분석한 결과 2013년 이들의 세후순이익이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인 7조2000억 달러(약 8352조 원)에 달했다. 1980년의 7.6%에서 2.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순이익의 67%가 서구 대기업으로부터 나왔을 정도로 이들의 비중이 막대했다.

하지만 매킨지는 서구 대기업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7.9%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다국적기업 수가 199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대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 현재 북미 기업의 투하자본순이익률(ROIC) 변동성은 1980년보다 60% 증가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의 추격도 서구 대기업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 경제 주간지 포천의 500대 기업 순위에서 신흥국 기업의 비중은 1980년 5%에서 현재 26%로 늘었다.

각국 정치 환경이 서구 대기업에 적대적으로 변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각각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 노선은 많이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미 대기업의 조세 회피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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