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9타점’ 박석민…아깝다, 사이클링 홈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21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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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석민이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으로만 9타점을 쓸어 담으며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박석민이 5회초 이날 자신의 3번째 홈런인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석민이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으로만 9타점을 쓸어 담으며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박석민이 5회초 이날 자신의 3번째 홈런인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전 1회 투런·3회 스리런·5회 만루포
역대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 작성

2015년 9월 20일. 사직구장에 ‘박석민 데이’가 펼쳐졌다.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이 새로 나왔다. 비록 세계 최초의 ‘사이클링 홈런’을 완성하는 데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박석민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삼성 박석민(30)은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23·24·25호 홈런을 연이어 터트리며 9타점을 쓸어 담았다. 4타수 3안타(3홈런) 2볼넷 9타점 4득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하루에 다 올렸다. 9타점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대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 종전 기록은 8타점으로 올 시즌 3차례(SK 최정, NC 에릭 테임즈, 롯데 강민호)를 포함해 총 13번 나왔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화력쇼였다. 박석민은 2-0으로 앞선 1회초 1사 2루 볼카운트 2B-2S서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커브(124km)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비거리 105m)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인해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타점을 돌파하는 기쁨을 맛봤다. 또 삼성이 4-6으로 역전 당한 3회말 무사 1·2루 2번째 타석에서도 레일리의 직구(142km)를 힘껏 잡아당겨 승부를 다시 7-6으로 뒤집는 좌월 3점홈런(비거리 120m)을 터트렸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낸 박석민은 채태인의 홈런으로 득점까지 올렸지만, 후속 타자들의 연이은 안타 행진 덕분에 타자일순 후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서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 순간 진짜 한 방이 터졌다. 삼성이 이미 13-6으로 크게 앞선 1사 만루 3B-2S 풀카운트에서 롯데 김성배의 8구째 직구(138km)를 다시 걷어 올려 사직구장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그랜드슬램(비거리 110m)을 작렬했다. 박석민 개인에게는 데뷔 2번째 만루홈런. 삼성의 득점쇼에 화룡점정을 찍는 한 방이었다.

동시에 사이클링 홈런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2점·3점·만루홈런을 모두 해결하고 솔로홈런 하나만 남아 있던 상황. 박석민이 9회초 삼성의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섰기에 분위기는 완벽하게 조성됐다. 사이클링 홈런은 한 경기에서 4개의 아치를 그려야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자 상황까지 하늘이 내려야 가능한 진기록이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조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1998년 미국 더블A에서 타이론 혼이 한 차례 기록한 게 전부다.

아쉽게도 박석민의 마지막 타석은 유격수 땅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이미 앞서 터트린 3방의 홈런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적인 하루였다. 삼성의 주장 박석민이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는 팀에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았다.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는 10으로 줄어들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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