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관광 중심지 제주, ‘첨단과학기술의 섬’으로 거듭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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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기 위해 제주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8월 한 달에만 1777명의 도민 인구가 증가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의 새 성장 패러다임

제주도는 전통적으로 천혜의 환경을 기반으로 한 관광·서비스 위주의 지역산업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2004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주의 첫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며 제주 지역산업 구조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2010년 기반시설 조성이 완료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수의 제조업·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드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 지정으로 첨단과기단지 진입도로 공사비용 전액이 국비로 지원돼 단지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넥슨·이스트소프트 등 국내 IT업계 선두 기업과 온코퍼레이션 등 유망 제조업 기업의 본사 이전 러시로 인해 조성 3년 만인 2013년 100% 분양이 완료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관계자는 “동북아 중심에 위치, 국제공항을 보유한 제주의 입지적 요건과 입주기업 대상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기업이 자유롭게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 디스플레이를 수출하는 입주업체인 온코퍼레이션의 창업멤버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한석 부사장은 “비지오가 하와이를 미팅 거점으로 삼은 것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평판TV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 시장 1위 기업인 비지오는 대만계 중국인이 세운 디스플레이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하와이를 바이어들과 만나는 미팅 거점으로 사용했다. 사업구조가 비슷한 온코퍼레이션 역시 이에 착안해 ‘한국의 하와이’인 제주도에 거점을 둔 것이다.

현재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총 126개(1700여 명 근무) 기업이 클러스터를 조성해 성공한 산업단지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입주기업의 연 매출 규모는 1조1906억 원이다. 2012년 8149억 원에서 2013년 9461억 원, 2014년 1조1906억 원으로 매해 급증했다. 수출액의 경우도 2012년 12억 원, 2013년 48억 원, 2014년 118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입주 기업이 지난해 올린 매출 1조1906억 원은 전년 대비 25.8% 급증한 액수다. 2013년 제주도 지역내총생산(GRDP)이 13조198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 전체의 10%에 육박하는 매출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 직접고용 인력은 약 1650명으로 전체 제주도 2차산업 고용 인력(2014년 기준 1만3100명)의 12.6%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제주시 월평동 일원 85만5403m²에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6월 3일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2018년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JDC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분양을 희망하는 기업 20여 개가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75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건설 계획이 허가돼 공사 착공이 예정되면서 입주기업의 임직원들의 정주여건 역시 상당 수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영어교육도시, 명실상부 동북아 교육허브된다

제주로 몰리는 것은 기업뿐만이 아니다. 기러기 아빠로 대변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유학 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제주 영어교육도시 역시 국내외 학생·학부모의 이목과 발길을 끌고 있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영어교육도시에는 영국과 캐나다의 명문학교가 각각 운영하는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와 한국국제학교(KIS Jeju)가 운영되고 있다. 2017년에는 미국 제30대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를 배출한 명문 사학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t.Johnsbury Academy)의 제주캠퍼스가 개교할 예정이다.

지난해 NLCS Jeju는 첫 졸업생 54명을 배출하였으며 옥스퍼드, 예일, 스탠퍼드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 대거 진학했다. 올해는 NLCS Jeju 2기 62명과 BHA 첫 졸업생 32명을 배출하여 해외 명문대학에 대거 진학시켰다. 여기에는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스탠퍼드, 코넬 등 명문대학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교육도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유학 수요 대체에 따라 유학수지 개선 효과는 개교 이래 총 1831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8년 차에 접어든 올해, 지속적인 우수 국제학교 유치 활성화를 위해 국제학교의 운영 수익을 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이익 잉여금 배당 허용’을 위한 규제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선안은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제주도-JDC의 지속적인 공조와 제주특별법 수정안을 발의한 국토부 및 관계부처 노력의 결과이다.

김형섭 국토교통부 복합도시정책과장은 “그동안 영리법인은 허용하고도 잉여금 배당을 불허하는 규제로 인해 민간투자 국제학교 유치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민간투자 활성화 및 우수 국제학교의 유치를 통해 동북아 교육허브 위상 강화와 국내 교육서비스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만의 매력으로 세계와 경쟁, JDC의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최근 제주를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 등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발전시킬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꼴로 제주도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자연경관에 대한 중국인들의 평판이 좋은 데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이들의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JDC는 제주도로 몰리는 중국인에게 제공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중 JDC가 운영하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재)한국방문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 최대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동참하여 10월 31일까지 내·외국인 관광객 구분 없이 기존 요금 대비 최대 60% 할인된 요금을 적용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8년 동북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로 조성될 신화역사공원사업은 총사업비만 2조4129억 원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지난해에는 외국인 직접투자 3억 달러를 달성했다. 신화역사공원이 개장되면 제주도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세계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국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화역사공원의 경우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망서비스 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대책 프로젝트에 포함된 사업으로 6월 19일 유일호 국토부 장관이 제주를 방문했을 때 사업 현장을 방문하여 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당부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올해로 출범 13년 차로서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설립한 전담 공기업인 JDC가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도민과 소통하며 제주 고유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가 반영된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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