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원시의 세계로 떠나는 ‘행복찾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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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거슬러 오르는 여행, 뉴질랜드 남북섬 일주

청정자연에 빙하체험
시드니도 포함된 ‘특별한 여행’

참좋은여행 ‘뉴질랜드 남북섬 10일’
다양한 볼거리로 여행자 매료



‘죽기 전에 꼭 가 보아야 할 여행지’에 몇 군데씩 선정되는 뉴질랜드지만, 정작 이곳을 여행지로 찾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싸고 먼 데다가 에펠탑이나 만리장성, 앙코르와트 유적처럼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그런 랜드마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질랜드는 해외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니다. 동남아 여행의 쇼핑과 마사지가 더는 즐겁지 않을 때. 6개 나라를 열흘 만에 강행군하는 유럽 일주가 피곤함으로 다가올 때. 그럴 때 찾는 나라가 뉴질랜드다.

대리점이 없는 직판 여행사라서 그 수수료만큼 저렴하다는 ‘참좋은여행’의 ‘뉴질랜드 남북섬 10일 일주’를 미리 체험해 보자. 가격은 300만 원대 초반, 유럽을 한 번 다녀오고, 가까운 나라까지 돌아볼 수 있는 돈이지만 계절을 거슬러 올라가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비용 치고는 이해할 수 있는 정도다.

▽기다리던 여행 첫날=오후 2시 인천공항. 9박 10일 일정이라 짐이 어마어마할 줄 알았는데, 이제부터 여름이 시작되는 뉴질랜드로 떠나는 것이라 생각보다 부피가 크지 않다. 11월부터 3월까지 평균기온 25도 안팎이니 소매가 짧은 상의와 반바지, 가볍게 걸칠 점퍼 등을 챙겨 떠나면 된다. 일행이 모두 모이면 오후 5시 이륙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시작한다. 수줍게 인증샷도 한번씩. 인천∼뉴질랜드(오클랜드) 직항은 대한항공 KE129. 비행 시간은 11시간 정도. 장거리지만 경유 없이 국적기를 타고 가는 길, 좌석도 마음도 편안하다. 출발이다.

▽드디어 뉴질랜드, 2일 차=오전 7시 10분,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내린다. 한국 시간으로는 아직 새벽 4시지만 어느새 자동로밍 된 휴대전화는 현지 시간을 가리킨다. 꽤 멀리 날아왔는데 시차는 겨우 3시간, 지구를 옆으로 돌지 않고 남쪽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입국 수속을 마친 후에 가이드를 만나 전용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이곳은 10월 말부터 서머타임을 적용한다. 그러니까 시차는 4시간. 2시간 30분 달리고 도착한 ‘와이토모 반딧불 석회동굴’. 뉴질랜드 북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동굴 아래 냇물이 흐르고 있어서 배를 타고 반딧불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햇빛 스며들 구멍이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반딧불이의 힘으로 이곳은 아주 밝다.

▽뉴질랜드 동물들과 사이좋게, 3일 차=이른 아침 조식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아그로돔 농장’으로 출발. 트랙터에 연결된 사방이 뚫린 버스는 신기하고 유쾌하다. 트랙터 운전대 옆에 놓인 먹이통의 먹이를 먹기 위해 몰려온 동물들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 끝이 가늠되지 않는 푸른 농장. 크기도 색깔도 각기 다른 알파카, 에뮤, 사슴 등 다양한 동물이 있는데, 가까이서 안아 보고 먹이 주느라 아이들은 신난다. 근처의 키위 밭에서 달콤한 키위 와인 시음까지.

점심은 ‘농고타하 산’ 정상에 올라서 뷔페를 즐긴다. 곤돌라를 타고 꼭대기에 이르니 등장하는 레스토랑. 저 너머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창가에 자리 잡고, 식사하랴 촬영하랴 여념 없다.

▽국내선 항공기 타고 편리하게 이동, 4일 차=이제 북섬에서 남섬으로 떠날 시간. 오클랜드 공항에서 ‘퀸스타운’으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한방에 간다. 예전 같으면 8시간 버스 탑승을 포함해 10시간 가까이 걸려야 이동이 가능한 곳이었다. 이게 1시간 50분 항공으로 대체되었다. 그 덕분에 일정은 좀 더 여유로워졌다. 오후에는 산에서 즐기는 온천욕 ‘온센 핫 풀’. 삼나무 벽으로 만들어진 온천실은 숲을 향한 외벽이 유리로 되어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유리창이 걷히면서 실외 온천장으로 변신한다.

▽유람선 타고 다가간 밀퍼드 사운드, 5일 차=저 유명한 ‘밀퍼드 사운드’의 푸른 자연이다. 만년설이 또렷이 보이는 엄청난 높이의 산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계류, 야생 물개들이 일광욕 즐기는 한가로운 자연의 모습들. 최신식 유람선을 타고 험준한 바위산과 빙하 지형 곳곳을 둘러본다. 155m 높이에서 떨어지는 ‘스털링 폭포’ 앞에 서자 물줄기의 힘에 휩쓸려서 빨려 들어갈 듯했다.

뉴질랜드 태즈먼 빙하.
뉴질랜드 태즈먼 빙하.

▽드디어 빙하를 만난다, 6일 차=사실 뉴질랜드를 여행하기로 마음 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빙하다. 뉴질랜드 3대 빙하 중 가장 큰 규모의 ‘태즈먼 빙하’. 30분 가량 ‘아오라키 마운트쿡 국립공원’을 가볍게 오르고, 보트에 승선해 빙하의 경치를 즐긴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빙하 시음. 두께 500m에 400년 나이 먹은 빙산 조각을 쪼개 맛보는 경험이 어디 흔한 일일까. 뉴질랜드의 빙하는 오로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손길을 타지 않은 밀림과 호수에 신비로운 빙하까지 더해지니, 뉴질랜드를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인 셈.

▽뉴질랜드 사람들의 휴식처 크라이스트처지, 7일 차=전용 차량을 타고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 이곳은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답게 시민들의 삶을 안락하게 만들어 줄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야생의 자연이 매력인 퀸스타운과 제법 다른 느낌. 도시 전체를 가로질러 흐르는 에이번 강을 따라 걷고, 시민들의 휴식처인 헤글리 공원을 산책한다.

▽이제 호주로 간다, 8일 차=호주 시드니로 이동하기 위해 이른 아침 눈을 떴다. 외국의 현지 항공을 타고 3시간 비행이면 도착한다. 일주일을 넘어서며 피로가 점차 쌓인다 싶었는데, 오늘 저녁 일정 중 크루즈가 있다 하니 내심 기대가 된다. 시드니를 관통하는 바다를 따라 크루즈로 이동하며 야경도 즐기고 선상에서 밥도 먹는 일정. 오후 5시쯤 배에 올라 일몰을 보고 나니 어느덧 식사시간. 스테이크 포함 3코스의 풍성한 식사가 나온다.

▽체험이 더해진 시드니 시내 관광, 9일 차=오늘은 시드니 시내를 돌아보는 날.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하여 하버브리지와 시드니타워 등 핵심 명소들을 모두 관광한다. 오페라하우스는 한국인 스태프의 안내와 함께 내부까지 둘러본다. 시드니 전경을 360도로 만날 수 있는 시드니타워에서 4D 시네마 영상 체험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다시 새로운 시작=여행이 끝났다. 차량 이동 시간이 확 줄어서 피로도 적었고, 줄어든 시간만큼 두 나라를 꽉 차게 관광하니, 더할 것 없이 만족스럽다. 눈이 시리게 하얗던 빙하, 깎아지른 산 중턱에서의 온천욕, 다채로운 볼 거리의 시드니까지. 이 세상 그 어떤 자연이 이렇게나 여행자를 매료할 수 있을까.

예약 문의 참좋은여행 대양주팀 02-2188-4060, 자료 제공 뉴질랜드 관광청.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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