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가로쓰기’ 이후…사진 속 인물들이 오른쪽 보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8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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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가 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 바뀌면서 ‘사회적 시선’도 함께 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시선이란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기거나 선호하는 위치를 말한다.

15일 서울대에 따르면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팀은 최근 ‘읽기·쓰기 방향의 변화와 그림 배치 방향의 변화’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192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4월 한 달치 동아일보와 다른 신문 1곳에 실린 그림 7658장 등을 분석한 논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기사를 읽던 ‘세로쓰기 시대’에는 신문의 그림 속 인물 시선도 대부분 왼쪽을 향했다. 1920년대 동아일보에 실린 그림 156개 중 129개(82%)의 인물이 글씨와 같은 왼쪽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사를 읽는 ‘가로쓰기 시대’가 시작되면서 신문 속 인물의 시선도 오른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오른쪽을 보는 인물의 그림이 288건으로 반대 방향 그림(409건)의 절반을 웃돌았다. 2010년 이후에는 81건과 82건으로 비슷해졌다.

동아일보는 1991년 가로쓰기를 병행하고 1998년부터 전면 시행했다. 반면 현재도 왼쪽으로 글씨를 읽고 쓰는 중동 문화권 신문에선 왼쪽을 바라보는 그림이 여전히 많았다. 오 교수는 “신문기사의 방향 변화가 신문 속 그림뿐 아니라 사람들 시선의 기준점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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