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국경시위 난민에 물대포-최루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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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 부상… 난민 60명 체포
반기문 총장 “용납할 수 없는 일”

헝가리 경찰이 세르비아와 접한 국경에서 입국을 허용하라고 시위를 벌이던 난민들과 충돌해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등 ‘발칸 루트’가 혼란에 빠졌다.

16일 오후 헝가리와 세르비아를 잇는 뢰스케 국경검문소에서 난민들은 “문을 열라”며 시위를 벌이고 헝가리 경찰에 물병과 돌을 던졌다. 경찰이 난민들에게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난민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헝가리 경찰은 철조망을 자르거나 훼손한 난민 60명을 체포했으며,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난민들이 최루가스를 마셔 세르비아 구급차가 출동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헝가리는 기관총을 장착한 군용차 험비 여러 대를 국경에 배치했고, 충돌을 빚은 뢰스케 국경검문소를 30일 동안 잠정 폐쇄했다. 이라크 난민 아미르 하산은 AP통신에 “우리는 전쟁과 폭력에서 도망쳤고, 유럽에서 이런 무자비함과 비인간적인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헝가리 경찰과 난민 충돌 사태에 대해 “충격적이며 용납해선 안 될 일”이라며 난민 인권을 존중할 것을 헝가리 당국에 거듭 촉구했다.

난민 상당수는 전날부터 헝가리를 지나 독일로 가는 길이 막히자 세르비아 북서부와 접경한 크로아티아로 경로를 바꿨다.

한편 헝가리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여성 카메라 기자가 고의로 발을 거는 바람에 아들을 안고 넘어져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던 시리아 난민 오사마 압둘 모흐센과 두 아들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새 삶을 찾게 됐다. 스페인 국립 축구코치트레이닝센터는 모흐센이 시리아 1부 팀인 축구클럽 알 포투와의 전 감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스페인에서 일을 시작해볼 것을 제안했다고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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