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정감사]“양대 포털, 지네발식 사업확장… 정보유통업자로서 횡포 일삼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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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작심한듯 포털 때리기 나서… 공정위장 “지적한 부분 개선 검토”
“자극적으로 제목 바꿔 클릭 유도”… 다음카카오 “문제 있으면 수정”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문어발식도 아니고 ‘지네발식’ 사업영역 확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은 작심한 듯 ‘양대 포털 때리기’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당 차원에서 ‘포털 메인뉴스가 야당에 편향적’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야당은 포털보다 정무위 국감에 동시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집중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의장을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이날 국감장에는 윤영찬 네이버 이사와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가 출석했다. 새누리당의 포털 때리기에 정치적 의구심을 갖고 있는 야당이 증인 채택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네이버, 횡포 일삼는 매우 나쁜 기업”

이날 피감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를 의식한 듯 포털의 뉴스 편향성 자체를 직접 비판하는 대신 양대 포털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거래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집중했다.

김상민 의원이 “온라인 포털이 대형 정보유통업자로서 횡포를 일삼는데 공정위원장은 왜 아무 조치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포털을) 지금까지 정보유통업자 개념으로 보지 않았는데 지적한 부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를 콕 찍어 “매우 나쁜 기업”이라며 ‘인터넷 재벌황제 이해진 의장은 증인 출석하라!’라고 쓰인 플래카드까지 들었다.

○ “다음카카오, 소비자에게 불공정 약관 내걸어”

이 의원은 다음카카오의 ‘제목 바꾸기’ 논란도 제기했다. 여성 커뮤니티 ‘미즈넷’ 등 포털 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제목을 선정적으로 바꿔 메인 화면에 내건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거대한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해 수익을 내야 하는 포털의 ‘가두리 비즈니스’ 구조 속에서는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가 올라와야만 많은 ‘클릭 수’를 유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선 이사는 “그런 콘텐츠들이 있었다면 체크해 보고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오신환 의원은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기능을 상업적으로 악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구조적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이사는 “이를 걸러내는 저희 나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어뷰징(비슷한 기사를 반복해 올리는 것)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상민 의원 등이 포털의 뉴스 편집 기준에 대해 질의하자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네이버와 다음에 대해서 공정위 관련 사안 이외에 뉴스와 관련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사안은 질의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을 여야가 맺고 증인 채택에 동의한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 위원장에게 “시장지배적 사업자 판단 기준에 네이버가 해당한다는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며 “공정위가 조사하겠다고 한 것은 공식 법률 검토 의견이냐”고 묻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시장점유율만을 가지고 볼 땐 그렇지만 여러 시장 상황을 봐서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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