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 9일째… 마트 주차장 공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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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행방 묘연… 추가범행 드러나, 여성들 “혼자 장보기 꺼려져” 불안

서울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일명 ‘트렁크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을 넘어가면서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김일곤(48)이 9일 오후 2시 10분경 충남 아산시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A 씨(35·여)를 납치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오후 11시경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당시 김 씨는 흉기를 든 채 여성의 차량 운전석에 올라탄 뒤 납치를 시도했지만 여성이 반대쪽 차량 문을 열고 뛰어내리면서 화를 면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 특히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주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미수에 그쳤던 고양시의 대형마트에 자주 간다는 주부 주모 씨(42)는 “늦은 오후나 밤이 되면 대형마트 주차장은 한적한 편이라서 누가 흉기를 들고 다가와도 구조를 요청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35·여)도 “마트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댈수록 어둡기 때문에 혼자 장을 보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1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지만 아직 용의자 김 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자신의 위치가 드러나지 않도록 선불휴대전화를 이용하고 신용카드를 절대 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 씨는 11일 차량에 불을 지른 지 약 4시간 후에 관할서인 성동경찰서에서 약 130m 떨어진 대형마트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히기도 했다. 추가 범행이 우려되지만 어느 지역으로 도주했는지도 경찰이 밝히지 않아 시민들이 대비할 방법도 사실상 없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트렁크살인#마트주차장#용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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