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옐런의 입만 바라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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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결정하는 FOMC 개최… 한국시간 18일 새벽 3시 발표

마침내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본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었다. 연준이 2008년 말 이후 제로(0.0∼0.25%) 수준이었던 정책금리를 7년 만에 인상할지는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곧이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연준의 금리 결정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수많은 예측이 쏟아져 왔다. 그러나 인상과 동결, 양쪽의 전망이 워낙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현재로서는 어느 한 방향으로 결과를 예단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 금리인상 가능성 30∼50%로 예상


정부는 이번 주부터 외환·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 등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리 결정이 나오는 18일에는 긴급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반응을 체크하고 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파생상품 가격 등 금융시장 지표를 봤을 때 현지에서 전망하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30% 정도로 비교적 낮은 편”이라며 “그러나 어느 쪽이 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도 계속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발 쇼크’가 한창이었을 때는 “9월 금리인상이 어렵다”(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더니 곧바로 ‘비둘기파’인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물가상승률이 2%로 오를 때까지 금리인상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하며 시장에 혼란을 줬다. 현지 전문가들의 예측도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굳이 선택을 하자면 인상보다는 동결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문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는 이달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봤고 나머지는 10월 이후를 점쳤다. 반면 미국 상장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22%만 9월 인상을 전망했고 45%는 아예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국 경제가 아무리 좋다 해도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 “지금부터 천천히 올리는 게 더 나을 수도”

이번 연준의 결정과 관련해 정부는 크게 네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비하고 있다. ①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도 예고하는 것 ②금리를 올리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당분간 제한하는 것 ③금리를 동결하되 연내 인상을 예고하는 것 ④금리도 동결하고 인상 신호도 주지 않는 것이다.

이 가운데 ②번과 ③번의 경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국내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기 시작하거나, 올리지 않더라도 인상 시점을 확실히 못박아 두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황별 대응 전략을 짜는 게 필요하다”며 “만약 9월에 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 없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 불확실성 해소로 주식·채권시장이 동시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①번처럼 급격한 금리인상 수순을 밟게 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자본이탈 속도가 빨라져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이 멕시코 등 신흥국의 외환위기를 불러온 1994년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④번과 같이 연준이 아무런 조치도, 메시지도 내놓지 않는다면 이 또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맞물리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아주 커질 수 있다”며 “차라리 이번부터 천천히 올리는 게 우리에겐 더 낫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해도 국내 금융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은 낮지만 산유국, 신흥국에 대한 수출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주애진·김성규 기자
#옐런#미국금리#fo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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