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거부하던 페이스북, 7년 만에 ‘싫어요’ 도입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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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도 요지부동이던 페이스북이 마침내 ‘싫어요’ 버튼을 도입하기로 했다. 2009년 ‘좋아요’ 버튼 기능을 추가한 이후 철옹성처럼 구축해왔던 ‘싫어요’ 거부 정책을 7년 만에 포기한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가 5일 “사람들로부터 수년 동안 ‘싫어요’ 버튼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왔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와 관련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를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 멘로파크의 페이스북 본사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Q&A 생중계방송에 출연해 “‘싫어요’ 버튼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준다는 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2004년 출범한 세계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은 2009년부터 사용자들의 게시물에 대한 반응을 ‘좋아요’(like), 댓글(comment), 공유(Share) 3가지로만 범주화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게시물 내용에 동의하지 않거나 거부감을 표시할 수 있는 ‘싫어요’(dislike) 기능 추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후발주자인 레딧(reddit)은 이런 수요를 받아들여 업(up)과 다운(down)이란 선호도 평가로 인기순위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세상을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니라는 판단에 만들 계획이 없다”며 이 같은 요구를 번번이 뿌리쳐왔다.

페이스북의 이런 ‘싫어요’ 거부정책에 대해 정보유통의 속도와 양이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돈벌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좋아요’와 ‘싫어요’ 두 개의 버튼이 생기면 사람들이 뭘 눌러야할지 고민하는 바람에 커뮤니케이션의 속도와 양이 준다는 치밀한 계산의 산물이라는 비판이다.

게다가 ‘싫어요’ 버튼이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게시물을 올리던 사람들이 글 올리기 전에 주춤하게 만드는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병철 독일 베를린예술대 교수는 저서 ‘투명사회’에서 ‘좋아요’의 순응성과 ‘싫어요’의 비판성을 대비하며 ‘좋아요’만 강요하는 것이 이성의 비판기능 마비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반면 저커버그는 모든 게시물에 대해 이분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거부감을 드러내왔다. 그는 이날도 “모든 순간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며 “가족 중 누군가 떠난 사실처럼 슬픈 글을 공유할 땐 ‘좋아요’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싫어요’ 버튼을 도입하더라도 제한적 도입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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