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중후한 모습에 부드럽게 달릴줄 아는 '신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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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강유현의 쉬운 시승기 크라이슬러 '3000C'



차에 큰 관심이 없는 지인이 멀리서 보니 ‘벤틀리’ 같다고 했다. 사실은 크라이슬러 ‘300C’였다. 이런 착각이 드는 이유는 풍만하고 두툼한 전면부 때문.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를 거치면서 300C 전면부는 곡선을 살리고 아주 조금 살을 뺐지만 중후하고 후덕한 매력은 그대로 유지했다. 더 커지고 그물망 모양으로 채워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주변을 압도하는 느낌이었다. 겉모습만 보면 지극히 남성적인 대형차다.

그러나 차 안에 앉아보면 생각이 달라졌다. 냉장과 보온 기능이 있는 컵 홀더는 장거리 운전에 유용했다. 오일 온도와 압력 및 수명, 배터리 전압 등을 표시해주는 계기판은 자동차를 잘 모르는 여성을 안심하게 했다. 스위치를 돌리는 방식의 변속 레버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배가했다. 다만 대부분의 미국 차가 그렇듯 뒷좌석의 시트 포지션이 높았다. 그래서 키 180cm 중반 남성이 타니 머리가 천장에 닿았다. 또 냉난방 시트와 커튼 등을 8.4인치 터치스크린에서 조작해야 하는 점은 불편했다.

달려봤다. 미국 가솔린 차량답게 부드럽게 힘을 받았다. 승차감도 안정적이면서 부드러웠다. 3.6L 펜타스타 V6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은 286마력, 최대 토크는 36kg·m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다만 고속에서 차가 낮게 깔리는 느낌은 덜했다. 스티어링 휠은 약간 가벼웠다. FCA코리아 측은 “첨단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은 초당 13회씩 조향 각도와 차량 속도, 엔진 RPM(분당회전수), 섀시 컨트롤 시스템 등을 분석해 최적의 스티어링 감각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시승한 300C 4륜구동 모델의 연료소비효율은 L당 8.7km. 기자는 고속도로를 위주로 154km를 달려 연비가 L당 9.8km 나왔다. 도심을 주로 주행하면 실제 연비는 좀 더 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래그십 모델답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추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어드밴스트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 첨단 사양을 두루 탑재했다.

가격은 국산차와 동등 비교해도 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300C 후륜구동 모델은 4480만 원, 4륜구동 모델은 5580만 원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3.3L 모델(4565만∼5401만 원)과 비교해 길이는 55mm 긴 5045mm, 폭은 75mm 좁은 1905mm, 높이는 70mm 낮은 1410mm, 축거(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 거리)는 40mm 긴 3050mm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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