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여성 연비王 김재연 씨, “프리휠 기능으로 매달 60만 원 아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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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왕중왕전: 2015 볼보트럭 연비왕 세계대회


《지난달 16일 충북 제천시 장평천로 볼보트럭 제천사업소 앞마당.
공사장도 아닌 이곳에 덤프트럭 2대와 그것보다 1.5배는 더 큰 크기의 트레일러 2대가 준비됐다. 뒤이어 13명의 트럭 운전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볼보트럭 연비왕 세계대회’를 앞두고 출전할 한국 대표를 뽑는 왕중왕전이 열린 것이다. 경기는 제한시간 내에 정해진 코스를 돌고 누가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지를 겨루는 것이다. 볼보트럭 코리아가 2007년 상용차 업계 최초로 시작한 연비왕 대회는 2010년부터 세계대회로 규모가 확대됐다.》
볼보트럭 연비왕 세계대회 선발전에 참가한 김재연 씨(43·여)가 트레일러를 운전하고 있다. 김 씨는 17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연비왕대회 여성 운전자 부문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볼보트럭 코리아 제공
볼보트럭 연비왕 세계대회 선발전에 참가한 김재연 씨(43·여)가 트레일러를 운전하고 있다. 김 씨는 17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연비왕대회 여성 운전자 부문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볼보트럭 코리아 제공


대회는 덤프와 트레일러 두 부문으로 나뉜다. 부문당 6명의 운전자가 40t의 적재물이 실린 덤프 또는 트레일러로 약 24.5km의 코스의 돌고 들어와 연비를 측정하게 된다. 기회는 단 두 번. 참가자들은 저마다 긴장된 표정을 보이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13명의 참가자 중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었는데, 바로 유일한 여성 참가자인 김재연 씨(43·여)였다. 김 씨의 직업은 벌크 시멘트를 운송하는 트레일러 운전사이다. 2009년 친정 아버지 소유의 트레일러를 급하게 인수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운전 교육 없이 핸들을 잡게 된 7년 차 운전사였다. 연료소비효율을 높이는 경제적인 운전은 그에게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던 올해 초 볼보트럭 코리아의 ‘TPOL(Total Profitability Over Lifecycle·고객 수익 향상 프로그램)’을 만나면서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다.

TPOL은 차량 운행 컨설팅의 일종으로 운전 습관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연비 향상을 돕는다. 김 씨는 TPOL을 통해 이전보다 20% 가까이 연비를 올렸다. 이런 덕에 연비왕 세계 대회 여성 운전자 부문에 한국 대표로 일찌감치 선정됐다. 김 씨는 “한 달 평균 45만∼60만 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며 “타이어 한 짝 값을 번 것 아니냐”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씨의 연비 향상 비법은 한번 속도를 올리면 브레이크의 사용을 최소화해 차량 관성을 유지하는 것. 기어의 활용을 높여 연료 소모를 줄이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볼보트럭에는 연비 절약 기능인 ‘프리휠(Free Wheel)’이란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은 시속 90km 이하일 경우 차량의 관성을 이용해 엔진 소모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차량에 동승해 김 씨의 운전 습관을 살펴보니 이 기능을 능숙하게 조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핸들 오른쪽에 달린 레버를 돌려 프리휠을 작동하면 기어가 중립으로 들어가고 탄력 받은 속도가 유지된다. 트레일러 부문 우승자 유광종 씨(35)도 “프리휠 기능으로 차량의 중량과 주행속도 등 운동 에너지를 활용해 연료 사용을 줄였다”고 말했다.

상용차의 연비 향상 비법은 승용차에서도 적용이 가능할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원리는 같다고 말했다. 트레일러 부문 참가자 박영식 씨(37)는 “급가속과 잦은 브레이크 제동을 하지 않고 탄력을 받아 꾸준히 가는 것은 연비 향상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운전 중에 차량을 완전히 정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이 또한 승용차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그는 “정지했다가 다시 속도를 올리면 40t의 짐을 실은 트레일러의 경우 연료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며 “승용차를 운전할 때도 똑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볼보트럭 코리아 관계자는 연비 향상 비법에 대해 “오르막길에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도달해 엔진 출력을 활용하고 내리막에서는 이때 생긴 운동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하며 불필요한 제동을 하지 않을 것”을 조언했다.

김 씨를 비롯한 2명의 왕중왕전 우승자들은 17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연비왕대회에서 각국 대표들과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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