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SK 구한 김강민 ‘공포의 9번타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16일 05시 45분


SK 김강민이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4-3으로 역전한 3회초 계속된 1사 3루 찬스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최근의 부진 때문에 이날 9번으로 선발출장한 김강민은 0-3으로 끌려가던 2회초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김강민이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4-3으로 역전한 3회초 계속된 1사 3루 찬스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최근의 부진 때문에 이날 9번으로 선발출장한 김강민은 0-3으로 끌려가던 2회초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전 2루타 2방 3타점 역전 선봉
왼쪽 무릎 부상 딛고 ‘부활 기지개’

SK는 무척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대구에 왔다. 직전 경기였던 13일 마산 NC전에서 9회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역대 9회말 최다 점수차 역전 타이기록. 환희로 뒤덮인 NC 덕아웃과 달리, SK 덕아웃은 한동안 그대로 얼어붙었다. 치열한 5위 싸움 도중에 터진 충격의 역전패로 2연패를 당한 터라 더 그랬다.

모두가 후유증을 걱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SK는 15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1회말 첫 수비부터 선제 3점홈런을 내줬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패배의 여운이 다시 SK에 엄습하는 듯했다. 그러나 SK는 곧 기운을 되찾았다. 2회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이날 시즌 3번째로 9번 타순에 기용된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3)이 바로 선봉장이었다.

김강민은 2회 1사 후 이대수의 안타와 상대 1루수의 실책으로 만들어진 1·2루 기회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주자 둘을 모두 불러들이고 점수차를 단숨에 좁히는 추격의 신호탄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SK가 4-3으로 뒤집은 3회 1사 만루서 큼직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탰다. 또 5-3 리드를 이어가던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2루타를 터트렸고,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3루서 박계현의 투수 앞 땅볼 타구 때 삼성 배터리가 홈 승부를 선택하자 번개처럼 슬라이딩해 쐐기 득점까지 뽑아냈다. 삼성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판합의판정을 신청해봤지만, 김강민의 발이 분명히 먼저 홈플레이트에 닿았다. 그야말로 적재적소에 터진 타점과 득점이었다.

사실 김강민은 올해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 4년 계약을 맺고 야심 차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왼쪽 무릎 부상으로 5월 말까지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복귀 이후에도 명성에 걸맞은 실력은 뽐내지 못했다. 특히 타격이 마음먹은 대로 안 됐다. 타율은 오를 줄 몰랐고, 타순은 계속 아래로 떨어졌다. 6일 문학 넥센전에서는 결국 시즌 처음으로 9번 타순까지 밀렸다. 그리고 7일부터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12일 마산 NC전에 다시 9번으로 선발출장했지만, 2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중도 교체됐다. 13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도 김강민의 이름은 없었다.

다시 9번타자, 그리고 다시 선발출장. 절치부심한 김강민은 이날 삼성전에서 더 이상 물러나지 않았다.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팀과 자신의 기회를 모두 살렸다. 모처럼 김강민이라는 이름의 자존심을 한껏 세웠다. SK는 김강민의 활약을 앞세워 이틀 전 충격적 패배의 아픔을 씻었다. 순위는 8위지만 5위 롯데와 2경기차를 유지하면서 여전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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