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2만명 넘긴 LG유플러스 ‘홈IoT’ TF팀의 고군분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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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타고 시장조사… 가구업체 찾아 전국 누벼”

9.9㎡(약 3평)짜리 좁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LG유플러스 사물인터넷(IoT) 태스크포스는 이제 사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직으로 떠올랐다. 홈IoT 사업팀 강현욱 부장(오른쪽)과 김민 차장이 사업 개념도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9.9㎡(약 3평)짜리 좁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LG유플러스 사물인터넷(IoT) 태스크포스는 이제 사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직으로 떠올랐다. 홈IoT 사업팀 강현욱 부장(오른쪽)과 김민 차장이 사업 개념도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15일 LG유플러스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상품인 ‘IoT@홈’이 가입자 2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7월 스마트 문 열림 감지센서·에너지미터·스위치 등 8개 제품을 내놓은 이후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020년까지 ‘세계 1위’ IoT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힐 정도로 회사 측이 거는 기대도 크다.

LG유플러스가 사활을 걸고 있는 IoT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말을 들어봤다. 대부분 지방 출장이 잦아 한곳에 모으기도 쉽지 않았다.

9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LG유플러스 사옥에 모인 홈IoT 사업팀 강현욱 부장, 김민 차장, 조운선 과장과 홈IoT 서비스팀 정덕진 부장은 모두 IoT 시장 최전방에서 뛰고 있다.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7월 이후 전국을 누비며 제휴 회사를 찾는 통에 “오랜만이에요. 살 빠지셨네요”라는 인사가 예사였다.

지난해 2월 이 부회장이 처음 “IoT를 하라”며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을 때 솔루션·디바이스·인터넷TV(IPTV) 등 각종 부서에서 뽑힌 10여 명의 직원들은 환기도 잘 안 되는 9.9m²(약 3평) 남짓한 임시 사무실로 출근했다. 이들은 국내에선 참고할 사례가 없어 글로벌 시장 조사부터 해야 했다. 조 과장은 “처음 스마트 스위치를 개발하기 위해 3일 만에 200여 가구를 무턱대고 찾아가 배선 구조를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홈IoT라는 말은 세련된 서비스명이지만 실제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가입 가구 하나, 전자제품 하나라도 끌어들이기 위해 뛰어야 하는 전장(戰場)이다. 김 차장은 도심에서 길이 막히는 시간도 아까워 오토바이를 샀다. 정 부장은 7월 이후 전국 가구 업체와 천장 및 마루 업체를 누볐다. 정 부장은 “지방 산골짜기에 본사가 있는 가구업체의 80대 대표에게 한 시간 동안 IoT를 설명한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이제 IoT TF는 LG유플러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직이 됐다. 이 부회장은 ‘IoT 세계 1위’ 선언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홈IoT 관련 팀을 사업팀과 서비스팀 2곳으로, 직원도 23명으로 각각 늘렸다.

“경쟁사와의 차이가 뭔가”라는 질문에 김 차장이 스마트폰에 대고 “취침모드”라고 말했다. 곧 집에 있던 김 차장의 아내가 무슨 일이냐며 전화를 걸어왔다. 김 차장은 “말 한마디에 집안 내 전등과 TV가 꺼지고 가스밸브가 잠기는 기능”이라며 “곧 ‘날이 춥네’라고 말하면 보일러가 켜지는 자연어 인식 기능까지 개발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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