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GDP의 84%… 신흥국중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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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조사… 주거비용 부담 큰 탓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신흥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12개국과 신흥 14개국의 가계부채 현황을 파악한 결과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84%로 조사 대상 신흥국 평균(30%)을 훨씬 웃돌았다. 신흥국 중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이상 69%), 홍콩(66%) 등이 가계부채 규모가 큰 편이었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120%), 호주(119%) 등 일부 선진국보다는 낮았지만 12개 선진국 평균치(73%)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2007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7년 전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선진국들의 가계부채 비율이 7%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 빚을 줄여왔지만 한국은 부동산 경기와 내수 부양에 힘을 쓰면서 가계부채가 증가 추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전세금 등 주거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가계부채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여러 금융회사에서 동시에 빚을 지고 있는 다중 채무자의 부채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다중 채무자는 올해 6월 말 현재 344만 명으로 전체 채무자의 19%를 차지했다. 다중 채무자의 1인당 평균 부채는 9920만 원으로 비(非)다중 채무자 부채(5530만 원)의 두 배 수준에 육박했다.

이들 다중 채무자 가운데 가처분소득 대비 채무상환액의 비율이 40%를 넘는 한계가구의 비중은 2013년 말 현재 73.4%나 됐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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