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코리아’ 언제 멈추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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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서 29거래일 연속 5조5000억원어치 팔아
유로존 위기로 유럽계 자금이 주도… 전문가들 “추가 매도세 크지 않을 것”
美 금리인상 여부가 변곡점될 듯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29일째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5일 이후 29거래일 연속 약 5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3거래일 연속 매도 이후 가장 긴 순매도세다.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전망과 미국의 금리인상 변수 등으로 당분간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8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가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합계 3조9000억 원어치를 팔아 월간 기준으로 2년 2개월 만에 순매도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하는 건 유럽계 자금이다. 유로존 위기 등으로 유럽자금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2015년(7월 말 현재) 연도별 외국인 순매수 추이에서 미국과 아시아계 자금은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유럽계 자금은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유럽계 자금이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올해 1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주식 대량 매도는 모두 5차례 있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6월 초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은 10조8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이후 약 3개월간 팔아치운 금액은 순매수 금액의 80% 정도”라며 “과거 외국인 매도세가 컸던 기간에 순매도 누적금액이 직전의 누적 순매수 금액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매도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16, 17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변수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 결정이 외국인 자금이탈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경제 기초체력이 안정적이고, 주가도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싼 편”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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