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진 발생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체를 발견했다. 기상 변화에 관계없이 지진만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열었다.
김규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팀은 자연 방사성 기체인 ‘토론’의 농도가 평균보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상현상을 통해 지진전조 현상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구 내부에 미세한 뒤틀림이 발생하면 기체의 이동에도 변화가 생긴다. 지반의 틈으로 메탄이나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가 새어나올 때 방사성 기체도 여기에 붙어 함께 방출된다. 이전까지는 공기 중 ‘라돈’의 농도변화를 통해 지진을 예측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됐다. 하지만 라돈은 계절에 따라 농도가 달라져 지진 전조현상만을 뚜렷이 구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2010년 5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 간 경북 울진 성류굴에서 라돈과 토론의 농도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발생 1개월 전부터 15일간 라돈과 토론의 농도가 평소보다 3~4배 높게 지속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돈은 자연현상으로 인해 생기는 농도 변화와 구분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토론은 관측기간 중 이 시기에만 이상 변화를 보였다. 토론의 농도변화를 관측하면 실질적인 지진 예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오용화 서울대 박사과정생은 “지진이 일어날 만한 장소에 인공동굴을 만들어 관측하며 데이터를 축적하면 지진발생의 위치나 강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예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