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3.0]차례상에는 역시 전통방식으로 빚은 우리 술 ‘예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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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순당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차례주다. 차례주는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근이청작 서수공신 전헌 상향(謹以淸酌 庶羞恭伸 奠獻 尙饗). 흔히 제례 시 쓰는 축문의 말미에 들어가는 문구로, ‘술과 음식으로 공손히 잔을 올리니 흠향하시옵소서’라는 뜻이다.

축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작(淸酌), 즉 맑은 술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조상들은 쌀이나 조, 밀 등 곡물을 이용해 술을 빚었다. 곡물을 발효시켜 술을 빚을 경우 밑에 찌꺼기가 가라앉고 위에 맑은 술이 뜨게 된다. 이것을 걸러 맑고 깨끗한 술만 모은 청주를 차례주로 올렸다. 반대로 거르고 남은 술에 물을 섞어 도수를 낮추거나 청주를 거르지 않고 술지게미(찌꺼기)만 제거한 술이 막걸리와 동동주, 즉 탁주다.

간혹 청주를 일본식 술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청주(淸酒)는 맑은 술이라는 뜻의 한국 전통주로, 탁주(濁酒)에 용수를 받아서 맑게 정제한 술을 말하며 고려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차례주는 쌀을 사용해 전통 제법으로 빚은 맑은 술로 올렸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주세정책으로 집에서 술을 빚는 가양주를 금지하고, 1960년대 양곡보호정책으로 우리 술 제조에 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전통 차례주는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고 일부 쌀로 술을 빚을 수 있도록 특혜를 받은 일본식 청주가 전통 제주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일본의 청주 브랜드인 ‘정종(正宗)’을 우리 전통 차례술로 오인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정종(正宗)은 일본식 발음으로는 ‘마사무네’다. 주정이 함유된 정종은 우리 고유의 청주와는 그 방식이 다르다. 주정은 물이 함유되지 않은 95% 이상의 에탄올을 말한다. 우리의 맑은 술과 일본식 청주는 누룩과 술의 원료, 그 처리 방식에 있어서도 무척 다르다. 우리 누룩은 밀을 껍질째 가루 내어 메주처럼 덩어리지게 만들어 미생물을 번식시킨 것으로, 다양한 곰팡이와 유산균이 많은 유기산을 만들어 복잡하고 다양한 신맛이 특징이다.

반면, 쌀알을 쪄서 흩어놓고 코지라는 쌀누룩을 사용하는 일본식 청주는 신맛이 적고 단순하고 경쾌한 맛을 낸다.

원료에 있어서도 우리 술은 찹쌀과 멥쌀, 보리, 밀, 수수, 녹두 등 매우 다양하고, 원료 처리에 있어서도 생쌀을 그대로 가루 내거나 고두밥이나 죽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인절미, 구멍떡, 물송편, 개떡 등과 같이 무려 9가지의 방법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금수강산을 화려하게 수놓은 꽃이나 열매 등도 술의 재료로 활용되었고, 약재 등도 이용해 원료의 다양성은 그 끝이 없었다. 반면, 일본 청주는 쌀만을 원료로 하고 쌀을 깎는 정도를 가지고 다양성을 부여했다.

국순당 차례주 예담은 기존 일본식 청주와는 달리 주정을 섞지 않고 전통 발효방식으로 빚어 느끼한 맛이 없고, 우리 술의 풍미가 한층 살아 있어 차례 후 온 가족이 함께 음복하고 즐기기에 좋다. 차례주 예담은 국순당이 ‘술을 빚기 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철학을 담아 정성으로 빚은 ‘제대로 빚은 맛있는 제례, 차례 전용술’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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