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씨엔블루다운 밴드음악 들려주겠다”

‘리얼 밴드’의 모습으로 돌아온 이들의 정장차림은 가을을 느끼게 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두 번째 정규앨범 ‘투게더’로 돌아온 씨엔블루

쇼케이스서 몸매 노출…계획된 일탈
아이돌밴드 편견? 우리가 원하던 음악
밴드 접하는 이들에게 방향 제시 할 것

밴드 씨엔블루(정용화·이종현·강민혁·이정신)가 1년7개월 만에 ‘섹시한 남자’로 돌아왔다.

씨엔블루는 14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두 번째 정규앨범 ‘투게더’ 쇼케이스를 열고 새 노래들을 공개했다. 이날 타이틀곡 ‘신데렐라’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은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를 공개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단정한 정장차림이 어울렸던 이들의 상체노출은 나름 ‘파격’이었던 것이다.

정용화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운동을 좀 했는데,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멤버들마다 노출이 조금씩 있는데, 모두가 다 노출하면 앨범 색깔이 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조절했다”며 웃었다.

단순히 몸매자랑을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앨범에 담긴 씨엔블루의 지난 1년7개월의 고민의 표현이다. 정용화는 “우리가 건전한 이미지가 있는데, 일종의 일탈을 하고 싶었다. 내면에 감춰진 것들을 꺼내놓은 것 같다”고 그 숨은 ‘의도’를 설명했다.

2010년 데뷔한 씨엔블루는 곱상한 외모에 정통 록보다는 대중적인 곡들로 사랑 받았다. 이런 까닭에 ‘아이돌 밴드’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연주력에 대한 의심까지 받았다. ‘너희가 밴드가 맞느냐’는 비판의 시선도 감수해야 했다. 지난 6년을 편견과 맞서온 씨엔블루는 이번만큼은 그런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씨엔블루가 14일 쇼케이스에서 신곡 ‘신데렐라’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너희들이 밴드냐’ ‘리얼로 (연주)해야 밴드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데도 억지로 밴드 성향에 맞춰 곡을 쓴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의견 생각하지 않고 씨엔블루답게 악기를 연주하고 편곡하고 변화를 주려 했다. 처음 이번 신곡을 듣게 되면 ‘리얼’한 연주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들었을 때 즐거울 수 있도록 우리 스타일의 연주를 했다. 이제는 우리 색깔을 유지한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6년 차 ‘밴드’에 대한 소신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정용화는 “나는 아이돌 밴드, 메이저 밴드, 마이너 밴드 이런 편견이 없다. 같이 힘을 합해야 더욱 더 밴드시장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 밴드를 접하는 친구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같이 끌어가면 된다”고 했다.

밴드에게 꿈의 무대는 록 페스티벌이다. 오롯이 자신들의 연주이고 음악이어야 오를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도 록 페스티벌에 나가고 싶다. 그동안 타이밍이 좀 안 맞았던 것 같다. 데뷔 초반에는 많은 일들이 있으면서 겁이 났지만, 이젠 나가도 최선을 다하고, 안 좋은 인식을 깰 수 있다는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정용화는 음원차트를 점령하는 힙합음악에 대해 “나도 힙합을 좋아한다. ‘쇼미더머니4’ 같은 프로그램들도 잘 봤다”면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톱밴드’처럼 밴드들이 모여서 하는 프로그램도 나와서 끈끈한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다. 밴드 음악이 마냥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씨엔블루는 ‘신데렐라’를 열창하며 풍성한 사운드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강렬한 연주를 선보였다.

‘투게더(2gether)’는 2집을 의미하는 숫자 2와 ‘함께’를 뜻하는 ‘투게더’를 합성한 이름이다. 씨엔블루의 음악을 다 함께 즐기자는 의미다. ‘신데렐라’는 일렉트로닉 요소가 가미된 팝록으로, 고전동화를 재해석했다. ‘숨바꼭질’ ‘롤러코스터’ ‘도미노’ ‘히어로’ ‘드렁큰 나이트’ 등 정용화와 이종현의 자작곡 11곡이 수록돼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