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돈 크레머, 앙상블 ‘디토’와 협연위해 3년 만에 한국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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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68)가 국내외 젊은 연주가들의 모임인 앙상블 ‘디토’와 협연을 위해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7, 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무대를 갖는다. 그가 운영하는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도 함께 한다.

7일엔 러시아 출신의 현대 작곡가 슈니트케의 피아노 사중주와 오중주, 슈베르트의 ‘다섯 개의 미뉴엣과 여섯 개의 트리오’, 9일엔 슈니트케의 ‘하이든 풍의 모차르트’ ‘셋을 위한 협주곡’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 D장조’ 등을 연주한다. 임동혁(피아노)과 리처드 용재 오닐(바이올린) 등 디토 멤버가 참여한다. e메일로 그의 방한 연주 계획과 소감을 물었다.

-연주 목록에 슈니트케 작품이 많이 들어 있다.

“슈니트케의 음악은 옛 소련 정부의 사회주의 이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금지곡은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의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억압을 인정할 수 없어 용기를 내 그의 곡을 연주했다. 그 뒤 슈니트케가 나와 유리 바쉬메트, 로스트로포비치를 위해 ‘셋을 위한 협주곡’을 만들어주는 등 인연이 깊다. 음악은 만남이다. 이번 공연에서 슈니트케와 슈베르트, 슈니트케와 모차르트를 ‘대면’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디토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졌나.

“2012년 한국 공연 후 디토가 협연을 제안했고, 나와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새로운 공동작업을 늘 흥미롭게 여기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디토는 재능 있고 매력적이며 음악적으로 깊이 있는 연주자들이다.”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생긴 지 18년째 됐는데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있나.

“열린 마음을 갖도록 고정관념이나 습관을 피하려고 한다.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레퍼토리를 늘 구상한다. 특히 동료와 소통하고 너그러운 자세를 요구한다. 이것이 음악적 시야를 넓힌다.”

-지난 시간 연주자로서 명성을 지켜온 비결이 궁금하다.

“나 자신부터 먼저 놀랄 수 있는 것, 예측하기 어려운 것, 매일 새롭게 산다는 가치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든 ‘놀랄만한’ 것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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