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마음이 아프다” 한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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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파문-재신임 내홍에 약사大佛 점안법회서 심경 토로

1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한목소리로 “몸과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기념 세계 최대 약사여래대불(藥師如來大佛) 점안 대법회에 나란히 참석한 자리에서다. 김 대표는 집안 문제, 문 대표는 당내 갈등으로 각각 곤경에 처해 있는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먼저 연단에 선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약사대불은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켜주는 구원불이라고 들었다”며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둘째 사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대표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10일 오후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한 뒤 처음이다.

김 대표에 이어 축사를 한 문 대표는 “약사불은 치료의 부처”라며 “저와 김 대표를 비롯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부처”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안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의 재신임을 제안했다가 당 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문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김 대표 둘째 딸의 비공개 결혼식에 깜짝 방문한 인연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두 대표를 향해 “용기를 잃지 않으면 이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다”고 위로했다.

능인선원 원장 지광 스님은 “나라의 거목인 여러분이 아프다니 저도 아프다”며 “고통을 마다하지 말라. 고통은 사람의 마음을 집중시키고 겸손하게 만드는 명약”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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